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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신 바카스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1. 6. 19. 10:37

 

술의 신 바카스

 

바카스는 제우스와 테베의 왕비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인간의 배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분명히 신이라 불리우고 있는 것은 이 바카스뿐이니 테베의 여신은 불사의 신을 낳는다고 노래 불려졌다. 바카스는 제일 나중에 올림푸스의 열두 신에 등극하게 된다.

제우스는 세멜레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고 스틱스 강을 걸어 맹세했다. 이것은 신들로선 깨뜨릴 수 없는 맹세였기에 제우스는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세멜레는 신들의 왕으로서 하늘에 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달라고 졸랐다. 이것은 세멜레를 질투한 헤라가 그런 마음을 그녀에게 심어 놓은 것이었다. 제우스는 인간이 자기의 그런 모습을 보면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미 약속은 되어 있었다. 끝내 세멜레는 제우스의 불타는 번개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제우스는 세멜레의 뱃속에 있던 아이를 데리고 가, 헤라의 눈을 피해 탄생의 날까지 보살폈다. 제우스의 명령으로 헤르메스는 이 아이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짜기인 니사 골짜기의 님프들한테로 데려갔다. 다른 설에 의하면 바카스를 기른 것은 하데스의 님프들로서 그 공로로 후에 제우스에 의하여 그녀들은 별이 되었으며, 이 별들이 지평선에 가까워지면 비가 온다고 한다.

바카스는 태어날 때에 불타는 빛의 세례를 받고, 비에 의해 길러졌다. 뜨거운 햇빛은 포도를 익게 하고, 비는 포도 줄기와 잎에 생기를 준다. 성인이 되자 바카스는 미지의 땅들을 떠돌아다녔다.

풍요한 황금의 땅 저 리디아

그리고 또 프리지아

뜨거운 햇빛 마구 쏟아지는 페르시아의 들.

박트리아의 크나큰 벽

폭풍우가 핥는 메데스의 나라.

그리곤 아라비아, 축복받은 땅.

가는 곳마다 바카스는 포도 재배법을 가르쳐 모든 곳에서 신으로서 공경을 받았다. 마침내 그는 귀국길에 올랐다.

어느 날, 그리스의 근해를 항해하고 있던 해적선이 큰 강기슭에서 멋진 청년의 모습을 발견했다. 억센 어깨에 걸친 짙은 다홍빛 망토에 윤기 나는 검은 머리가 흘러내려 물결쳤다. 모습이 꼭 왕자로 보여, 몸값을 톡톡히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적들은 뭍에 오르자 젊은이를 붙잡았다. 그런데 배 위에 서 있는 젊은이를 몇 번이고 묶으려 해도 밧줄이 몸에 닿자마자 스르르 풀어져내려 아무리 해도 묶을 수 가 없었다. 젊은이는 검은 눈에 웃음을 띠고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때 뱃사람 한 명이 소리쳤다.

이분은 보통사람이 아니셔, 신임이 틀림없어, 빨리 배에서 내려드려야지. 그렇잖으면 재앙을 입게 될 거야!”

그러나 선장은 어리석은 소리라고 비웃곤, 부하들에게 돛을 올리라고 명령했다. 돛은 오르고 바람에 부풀었으나 이상하게도 배는 움직이지 않았다. 더욱 이상한 것은 돛대에 포도덩굴이 감아 올라가며 돛에 가지가 휘돌고 포도송이들이 달렸다. 갑판에는 포도주가 흐르고 향기로운 향기가 감돌았다. 해적들은 무서워 타수에게 배를 다시 기슭으로 돌리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젊은이는 사자로 변하여 해적들을 노려보며 무서운 소리로 울부짖었다.

해적들은 바다로 뛰어들었으나 즉시 돌고래가 되어 버렸다. 구제된 것은 젊은이를 맨 처음 신이라고 알아차린 그 사람뿐이었다.

술의 신은 인간에게 친절했으나, 때론 인간으로 하여금 엉뚱한 짓을 저지르게도 했다. 이따금 그는 인간을 광기로 몰아세우기도 하는 것이다.

여자가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한 상태는 마에나드, 또는 박칸테라고도 불렸다. 격렬한 도취 상태에 빠져 솔방울이 달린 지팡이를 휘두르며 숲이나 산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닌다. 만나는 것은 짐승이거나 무엇이거나 잡아 찢어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살을 아귀같이 먹어치우는 것이다. 그리곤 노래한다.

, 산 위에 노래와 춤은

달고 달아라.

미친 듯이 달리자.

달리자 달리자.

산양을 쫓아서 붙잡게 되면

해묵은 대지에서 뻗어 버리고 앉아

달디 달게 앉아

, 붉은 피 뚝뚝 떨어지는

생살을 뜯는 기쁨.

미칠 듯 한 이 기쁨, 기쁨, 기쁨이여!

바카스의 여사 제들에겐 신전이 없었다. 그녀들은 먼저 많은 도시와 붐비는 곳에서 나와 사람이 다니지 않는 음습한 산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가 박카스의 신전인 것이다. 그것은 옛날, 인간이 아직 신을 위해 훌륭한 신전을 지을 줄 몰랐던 시대의 습관 그대로인 것이다.

바카스는 그녀들에게 약초, 딸기, 산양의 젖 등 먹을 것을 베풀어 준다. 침실은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 밑이며 침대에는 부드러운 목초가 깔려있다. 잠에서 깨면 맑은 시냇물에서 목욕을 하며 배가 고프면 피가 뚝뚝 흐르는 생고기를 먹는다. 이것은 푸른 하늘 아래의 신전에서 행해지는 바카스의 제전인 것이다.

바카스의 신앙은 자유와 도취의 기쁨, 게다가 야생 그대로의 행동을 동경하는 것이다. 바카스는 인간에게 이익을 주는 바가 매우 많은 시이었으나 때론 인간을 파멸로 이끌 때도 있다. 이를테면, 탄생지인 테베에서 그는 무서운 면을 보인 적도 있다. 바카스가 테베에 나타나면 많은 숭배자들, 특히 여자들이 긴 옷 위에 사슴 가죽을 걸치고 담쟁이덩굴이 감긴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노래하며 그의 뒤를 따랐다. 테베의 왕 펜테우스는 세멜레의 누이동생의 아들로 바카스의 외사촌 동생이었으나, 설마 이 기묘한 집단의 지도자가 자기의 사촌형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저놈은 과음을 하고 민중을 선동하는 나쁜 놈이다. 즉시 잡아다 대령시키렷다!”

그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곁에 서 있던 눈먼 늙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저분은 데메테르 신과 함께 존귀한 어른이시옵니다.’하고 말했으나, 나무 덩굴이 지저분하게 붙은 백발의 멀리를 사슴 가죽을 걸치고 솔방울이 달린 지팡이를 쥔 노인이 아무래도 그렇게는 보이지 않았기에 붙잡아다 자기 앞으로 대령시키게 했다.

날 투옥해 보았자 그건 헛일이오, 신이 날 자유의 몸으로 만드실 것이오.”

바카스는 조용히 말했다.

신이라?”

펜테우스는 냉소했다.

그렇소, 신은 여기에 계시오.”

어디에 있는 거냐? 보이지 않는걸.”

신은 여기에 있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니까 보이지 않는 거다.”

왕은 버럭 화를 내며 바카스를 감옥에 처넣으라고 병사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병사들은 이미 바카스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

바카스는 말했다.

나에 대한 불경은 곧 신들에 대해서 불경을 범하는 것이다.”

바카스의 예언대로 감옥은 소용이 닿지 않았다. 바카스는 다시 펜테우스의 앞에 모습을 나타내어 이 새로운 신앙에 대해서 펜테우스에게 설교했다. 그러나 펜테우스는 더욱 바카스에 대해서 모욕을 줄 뿐이었다.

그보다 앞서 바카스의 신자들도 투옥되었으나, 탈옥한 뒤 산으로 모여 거기서 바카스의 제전을 열었다. 여기에는 테베의 여인들이, 그 중에서는 펜테우스의 어머니와 그 자매들도 참가하고 있었다. 펜테우스는 신자들을 쫓아 산으로 올라갔다.

바카스는 그 무서운 힘을 보인 것은 이때였다.

여자들은 모두 다 광기의 상태가 되어 다가오는 펜테우스를 괴물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들은 일제히 펜테우스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을 갈가리 찢어 버렸다. 마침내 시간이 흘러 여신도들이 정신을 차리고 났을 때, 펜테우스의 어머니는 비로소 자기가 한 행동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술에서 깬 것처럼 신의 두려움과 그 불가사의한 힘에 대해서 서로 속삭였다.

이와 같이 바카스는 붉은 화롯불에 그 취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쾌활한 신인 반면에, 야수를 붙잡아서 그 피와 살을 먹어 버리는 잔혹한 일면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술의 신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술에는 사람을 쾌활하게 하는 반면에 광기로 끌어들이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인은 술꾼의 밝은 면과 함께 추악한 일면도 놓치지 않았다. 술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고 쾌활하게 만들기도 하고, 부주의로 실수를 저지르게 한다. 술은 인간에게 있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디오니소스의 술은

우선 사람, 사람, 모든 사람들 마음에서

근심을 없애도다.

그리곤 우릴

세상에도 없는 나라로 길 떠나게 하고,

가난한 이를 가멸케(부자로).

가멸한 이의 마음이사

크고 너그럽게 하느니,

실로 포도주가 빚은 이 화살은

모든 것을 정복해 버리는 구나.

바카스는 사람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적어도 잠깐 동안만은 공포와 불안을 없애 준다.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해주며 술이 깨든가, 또는 정신을 잃도록 취해 버리면 이 해방감과 자신감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술에서 완전히 깨게 되면 무언가 들렸던 엄청난 귀신이라도 떨어져나간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카스가 다른 신과 다른 점이다.

이 신은 사람의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람을 자기와 같은 상태로 만든다. 사람들이 스스로는 몰랐던 능력을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신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이 관념은 마침내 술을 마시고 쾌활하게 떠드는 것만이 바카스의 신앙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으로 차츰 변해갔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바카스의 신자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언제쯤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술에 의한 순간적인 해방감이 아니라 일종의 영감에 의해서 자신들을 해방시키려 하는 신앙이 생기게 되었다. 이에 의해서 바카스의 지위는 더욱 높아져 그리스의 신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신이 되었다.

데메테르를 주신으로 삼는 에렐우시스의 밀의는 그 풍습이 너무나도 비밀스럽게 행해져 쓰는 것도, 말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엔 희미한 옛날이야기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바카스의 제사만은 남아 해마다 전해지게 되었다. 그 리스에는 전혀 이와 비교될 만한 제사는 없다고 해도 좋다. 포도가 가지를 뻗기 시작하는 봄에 행해지는 이 제사는 닷새에 걸쳐서 계속된다. 물론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고 쉬며 이 기간 동안에는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 사람은 없다. 죄수도 해방되어 이 제사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서 미치광이 소동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극장이다. 그리스 최대의 시인인 바카스를 위해서 극시를 써서 바쳤으며 배우와 가수에 의해서 극은 상연되고 찬양하게 되었다. 작가도 배우도 가수도 모두 이 극에 참여한 자들은 신의 종복들이며 관객들도 신앙에 의해서 굳게 맺어져 있다. 바카스 자신도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그 제사는 귀빈석에 앉는다.

데메테르가 괴로움을 아는 신인 것처럼 바카스도 고난의 신이다.

포도는 다른 과수와 달라서 항상 가지가 쳐지고 나중엔 벌거숭이 줄기만 남는 다. 겨우내 툭툭 불거진 마디투성이의 벌거숭이 늙은 줄기는 찬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린다. 이러다간 잎이 나올 수 있을 까 싶을 정도이다.

페르세포네와 같이 바카스도 겨울이 찾아오면 함께 죽는 다. 그 죽음은 무참하게 몸뚱이가 토막토막 끊겨진다. 어떤 이야기로는 이 수난은 티탄에 의한 것이요, 다른 이야기로는 헤라에 의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는 반드시 되살아난다. 이 즐거운 부활은 바카스제전 때의 극의 중요한 테마이다.

바카스의 신자는 그 부활은 육체가 죽어도 영혼은 영원히 산다는 것이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이 관념은 엘레우시스의 밀의에도 관계가 있으며 봄마다 죽음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페르세포네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나 페르세포네는 명부의 여왕이다. 죽음의 세계의 그늘이 짙다. 그러나 바카스는 분명히 빛의 세계의 주민이다. 페르세포네에겐 명부에 얽힌 이야기가 많으나 바카스에겐 아직 만나보지 못한 어머니 세멜레를 명부에서 구출하여 올림푸스로 데려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바카스의 부활은 죽음보다도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기에서 진정한 부활을 본 것이다.

서기 80년경의 일이거니와, 그리스의 위대한 작가 플루타르코스(플루타아크)는 집을 멀리 떠나 있을 때 어린 딸이 죽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그는 아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 보냈다.

여보, 당신도 들었을 것이오. 육신이 없어지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 물론 당신은 그런 것을 믿지 않을 것이오. 저 신앙으로써 맺어진 자들만이 아는 바카스의 비의로 베풀어진 신성하고도 굳은 약속을 당신은 잊지 않았을 테니까……. 우리는 영혼은 죽지 않고 불멸한다는 진리를 굳게 믿고 있소. 우리는(죽은 이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야만 될 것이오. 보다 좋은 곳으로 가, 보다 행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들의 생명은 몸도 건강해야겠지만 정신은 보다 깨끗하고 현명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