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와논술

세상읽기와논술] 학보특강 (2강) 논리적 오류 이해하기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2. 5. 28. 08:59

세상읽기와 논술(2강)

박 정 하 성균관대 교수

- 논리적 오류 이해하기1) -

논리적 오류는 크게 형식적 오류와 비형식적 오류로 나눌 수 있으며, 비형식적 오류는 다시 언어적 오류, 심리적 오류, 자료적 오류로 나눌 수 있다. 각각에 속하는 대표적인 오류들을 골라서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1. 형식적 오류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는 의심스럽거나 쟁점이 될 만한 전제를 이미 해결된 것인 양, 참으로 가정할 경우에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여성들은 경영과 관련된 결정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여성은 중요한 결정에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라는 논증은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왜냐하면 전제로 제시되고 있는 “여성은 중요한 결정에 너무 감성적으로 접근한다.”는 주장을 당연히 참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 대부분의 여성이 이러한지 증명이 필요한 주장인 것이다

 

2. 비형식적 오류1 : 언어적 오류

 

*애매어의 오류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말들이 많이 있는데, 그 의미들을 혼동해서 쓸 경우에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서 “죄인은 모두 감옥에 가야 한다. 인간은 모두 죄인이다. 따라서 인간은 모두 감옥에 가야 한다.”고 할 경우, 첫 문장에서의 ‘죄인’은 법적 의미의 죄인이고, 둘째 문장에서의 ‘죄인’은 도덕적 의미의 죄인이다. 따라서 두 단어가 사실상은 같은 말이 아닌데, 같은 말로 놓았기 때문에 오류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애매문의 오류’라는 것도 있다. “나는 영희보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할 경우, 내가 아이스크림보다 영희를 더 좋아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영희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한다는 것인지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은밀한 재정의의 오류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말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변화시킬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요즘 세상에 뇌물을 주다니 그 사람 미친 것 아냐? 따라서 그 사람은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주장의 경우, 논의를 하면서 뇌물을 주는 행위를 미친 행위로 은연중에 자의적으로 새롭게 정의하고는 결론을 끌어내었기 때문에 이 오류를 범한 것이다.

 

*강조의 오류

 

문장의 한 부분을 강조하여 뜻을 왜곡시킬 때 범하는 오류이다. “친구에게 거짓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친구에게’만 강조하여, 다른 사람에게는 거짓말을 해도 되는 듯 주장하면 강조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3. 비형식적 오류2 : 심리적 오류

 

*사람에의 호소

 

어떤 사람이 내세우는 주장이나 이론을 향해 논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을 향해 공격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특히 주장을 하는 사람의 인간성, 배경, 행적, 정황 등에 의존해서 결론을 내릴 때 많이 범하게 된다.

‘사람에의 호소’라는 오류는 크게 ‘인신공격의 오류’와 ‘정황적 논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피장파장의 오류’도 여기에 속한다.

 

*인신공격의 오류

 

그 사람의 인품, 성격, 나이, 인종, 성별 등 개인적인 특성에 의존해서 그 사람의 주장을 공격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네까짓 게 뭘 알아? 대가리 피도 안 마른 놈이” 같은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말의 내용이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오류가 되는 것이다.

 

*정황적 논증(정황에의 호소)

 

직업, 직책, 직위, 처지 등 그 사람이 처한 정황이나 상황에 의존해서 그 사람의 주장을 공격할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정부 정책에 대한 박 의원의 비판은 들어보나 마나이다. 그는 야당 의원 아닌가?” 같은 경우를 말한다. 야당 의원도 옳은 주장을 할 수 있는데 야당 주장이라는 것만으로 문제를 삼으니까 오류가 되는 것이다.

 

*피장파장의 오류

 

“너나 똑바로 해”의 경우처럼 상대방이 유사한 잘못을 범했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한다고 해서 내 잘못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사실은 둘 다 문제가 있다는 것만 밝힌 따름인 것이다.

 

*대중에의 호소

 

어떤 주장이 실제 참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믿고 있다는 것에 의존해서 어떤 주장이 참임을 정당화하려고 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이 상품의 품질은 백만 소비자의 선택이 보증합니다.”라는 광고 문구는 논리적으로는 대중에의 호소라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이 좋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품질이 아닌 값이나 디자인 때문에 선택했을 수도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것만으로는 참임을 확보할 수 없다.

 

*감정에의 호소

 

어떤 주장을 옳다고 주장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듣는 사람의 특정한 감정이나 정서에 기대어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게 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두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의 멋진 취향을 보여 주세요”나 “지혜로운 주부들만의 특권”이라는 광고 문구는 듣는 이를 높여주고 소비자를 우쭐하게 만들어 자기 물건을 선택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아첨에의 호소’라고 부른다. 또한 “명품을 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는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싸게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불러 일으켜 물건을 팔려는 것이기에 일종의 협박인 셈이다. 이런 것을 ‘두려움에의 호소’라고 부른다.

 

*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다른 방면에서 유명하고 권위 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오류이다. 자기 전문이 아닌 분야에서는 그 사람도 평범한 사람일뿐인데, 마치 거기서도 권위자인 듯 착각하게 하는 것이다. 탤런트 X씨를 등장시켜서 “이 건강보조식품의 효과는 제가 보증합니다.”라고 광고하게 하는 것이 전형적인 예이다. 인기 탤런트는 연기에는 전문가이지만 건강보조식품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의사나 약사, 혹은 생리학 관련 전문가의 몫이다. 그런데 유명하다는 점을 내세워서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까지 힘을 미치려고 하면 부적합한 권위에 호소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4. 비형식적 오류3 : 자료적 오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불충분한 정보, 부적합한 자료, 대표성이 없는 사례에 근거해서 일반화할 경우에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자기가 만나본 몇몇 남자, 혹은 몇몇 여자에 대한 경험을 근거로 하여 “남자는 다 도둑놈이야.”, “여자는 다 이기적이야.”라고 결론 맺는다면 바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는 고려해야 할 자료나 사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결론에 도달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금속의 자로 쇠막대기를 일 년 내내 측정한 결과, 여름이나 겨울이나 측정값이 같다는 자료를 바탕으로 금속이 온도에 따라서 팽창, 수축한다는 법칙이 틀렸다라고 주장한다면 바로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금속자도 팽창, 수축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잘못된 유추(비유)의 오류

 

비유를 들거나 유추를 하면서 유사하지 않은 부분까지 비유나 유추를 확대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일부를 절단할 수 있는 것처럼,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집단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의 경우, 사회를 생명체에 비유하면서 유사한 특성이 아닌 경우까지 확대한 것이다. 사회의 경우는 오히려 사회가 개인들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짓 딜레마의 오류

 

둘 다 거짓일 수도 있는 상황(제3의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둘 중 하나가 반드시 참이라고 전제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우리는 내년에 사회복지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 사회복지 예산을 대폭 줄이지 않으면 재정 적자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는 주장이 그 예이다. 이 주장은 국방예산과 같은 다른 부문을 줄여서 재정적자를 범할 수 있는 제3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오류를 범한 것이다.

‘흑백 논리의 오류’는 ‘거짓 딜레마의 오류’와 유사한데,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문제에 대한 선택지가 둘 밖에 없다고 볼 때 범하는 오류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우연의 오류

 

“한라산 정상에서 끓였던 그 액체는 물이 아니다. 왜냐하면 끓은 점이 섭씨 100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의 경우처럼 본질적인 경우와 우연적인 경우를 혼동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특히 어떤 법칙이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조건만 내세워서 특수한 경우와 혼동할 경우는 따로 분류하여 ‘원칙 혼동의 오류’라고 부른다.

 

*전통에의 호소(관례에의 호소)

 

지금까지 받아들였거나 지지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어떤 주장의 참됨이나 정당성을 주장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지금까지 받아들여진 것이 다 옳은 것이라면 발전과 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다. “여자가 총리가 되는 것은 관례에 없는 일이므로 부당하다.”는 주장이 전형적인 예이다.

 

*복합 질문의 오류

 

표면적인 질문 외에 숨어 있는 질문이 있어서 어떻게 대답하건 대답을 하게 되면 숨어있는 질문에 대하여 긍정하게 되도록 질문할 경우에 해당하는 오류이다. “넌 요즘은 아내한테 안 맞지?”라고 물을 경우 “예”라고 답하면 전에는 맞았다는 얘기가 되고, “아니”라고 얘기하면 요즘은 맞는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여하튼 매 맞는 남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원인 오판의 오류

 

‘거짓 원인의 오류’, ‘잘못된 인과의 오류’ 등으로도 불리는데, 인과 관계가 아닌 것을 인과 관계로 오인하는 오류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처럼 단순한 선후 관계인 것을 인과 관계로 착각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은 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는 공통점이 있어. 따라서 너도 성공하려면 좋은 차를 타고 다녀야 해.” 처럼 인과관계를 역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또한 우연히 같이 동반해서 일어나는 현상을 인과관계로 보는 것도 마찬가지 오류에 속한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징크스’라는 것도 논리적으로는 원인오판의 오류에서 생겨난 것이다.

 

*의도 확대의 오류

 

의도된 행위가 원하지 않은 결과를 빚어낼 때, 그 결과까지도 의도한 것으로 볼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객관적인 관계에서 A가 B의 원인일 경우, 우리가 보통 A라는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은 B를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로는 B를 원하지 않으면서 단지 A만을 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 당연히 B를 원하기 때문에 A를 했다고 주장하면 의도 확대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 된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하다니, 너는 폐암 걸리기 원하는 것이구나. 담배는 폐암의 원인이잖아”가 그 전형적인 예이다.

 

*무지에의 호소

 

어떤 주장이 증명되지 못했기 때문에 거짓이라거나 반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참이라고 생각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UFO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 봐, 그러니 UFO는 있는거야.”가 예이다. 없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그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허수아비 공격하기의 오류

 

상대의 입장이나 이론을 손쉽게 반박될 수 있도록 왜곡시켜놓고, 이를 반박함으로써 원래 입장이 반박되었다고 생각할 때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 핵무기가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나는 그가 우리나라를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의 경우, 김 의원의 주장은 단지 핵무기 배치만 반대하는 것인데, 그것을 무방비 상태로 두자는 얘기로 왜곡하고 있다.

 

*합성의 오류

 

부분이 가지는 속성을 전체가 당연히 가진다고 생각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원자는 육안으로 볼 수 없다. 그런데 모든 물체는 원자로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가 물체를 본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는 주장은 합성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원자라는 부분이 가진 속성을, 원자가 모여서 이루어진 물체가 당연히 가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분할의 오류

 

전체가 가지는 속성을 부분이 당연히 가진다고 생각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개는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삽살개는 개다. 그러므로 삽살개는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주장이 그 예이다.

 

*수레를 말 앞에 놓는 오류(주객전도)

 

일이 진행되는 순서나 일의 관계를 혼동할 경우 범하는 오류이다. “권력도 재산도 학식도 건강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오로지 건강을 돌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바로 이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1) 이 글은 『세상읽기와 논술』 14강을 보완하기 위한 자료이다. 14강에서 오류를 총정리하고 있는데 교재에는 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주요 오류를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