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보李鼎輔 평시조平時調
(1) 까마귀 저 까마귀 네 어디로 좇아온다
昭陽殿 날빛을 네 혼자 띄었으니
사람은 너만 못한 줄을 홀로 슬허하노라
(2) 가을 밤 밝은 달에 반만 피온 연꽃인 듯
東風細雨에 조오는 海棠花ㄴ 듯
아마도 絶代花容은 너뿐인가 하노라
(3) 가을 打作 다 한 후에 洞內 모아 講信할 제
金風憲의 메더지에 朴勤農의 되롱춤이로다
座上에 李尊位는 拍掌大笑 하더라
(4) 佳人이 落梅曲을 月下에 비끼 부니
樑塵이 날리는 듯 남은 梅花 다 지거다
내게도 千金駿馬 있으니 바꾸어 볼까 하노라
(5) 閣氏네 꽃을 보소 피는 듯 이우느니
玉같은 얼굴인들 靑春을 매었을가
늙은 후 門前이 冷落하면 뉘우칠까 하노라
(6) 江山도 좋을시고 鳳凰臺가 떠 왔는가
三山은 半落靑天外요 二水는 中分白鷺洲로다
李白이 이제 있어도 이 景밖에는 못 쓰리라
(7) 江湖에 노는 고기 즐긴다 부러마라
漁父 돌아간 후 엿는 이 白鷺로다
終日을 뜨락 잠기락 閒暇한 때 없어라
(8) 乾坤이 有意하여 男兒를 내었으니
歲月이 無情하여 이 몸이 늙었어라
功名이 在天하니 슬허 무삼하리오
(9) 검은 것은 까마귀요 흰 것은 해오라비
신 것은 梅實이요 짠 것은 소금이라
物性이 다 各各 다르니 物各付物 하리라
(10)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밝자 술얻으면 벗생각하니
언제면 꽃아래 벗데리고 翫月長醉 하리오
(11) 狂風에 떨린 梨花 가며 오며 날리다가
가지에 못오르고 걸리거다 거미줄에
저 거미 落花ㄴ 줄 모르고 니비잡듯 하도다
(12) 菊花야 너는 어이 三月東風 다 보내고
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는다
아마도 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13) 꿈에 님을 보려 베개에 지혔으니
半壁殘燈에 鴦衾도 차도찰사
밤중만 외기러기 소리에 잠 못이뤄 하노라
(14) 꿈으로 差使를 삼아 먼 데 님 오게하면
비록 千里라도 瞬息에 오련마는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올동말동 하여라
(15) 歸去來 歸去來하니 물러간 이 긔 누구며
功名이 浮雲인 줄 사람마다 알건마는
世上에 꿈깰 이 없으니 그를 슬허 하노라
(16) 洛陽三月時에 곳곳마다 花柳로다
滿城春光이 太平을 그렸는데
어즈버 唐虞世界를 다시 본듯 하여라
(17) 落日은 西山에 져서 東海로 다시 나고
秋風에 이운 풀은 봄이면 푸르거늘
어떻다 最貴한 人生은 歸不歸를 하느니
(18) 南陽에 누운 선비 밭갈기만 일삼더니
草堂 春日에 무슨 꿈을 꾸었관대
문밖에 귀 큰 王孫은 三顧草廬 하거니
(19) 내게 칼이 있어 壁上에 걸렸으니
때때로 우는 소리 무슨 일 不平한지
斗牛에 龍光이 비쳤으니 사람알까 하노라
(20) 내 집이 깊고 깊어 뉘라서 찾을손고
四壁이 蕭然하여 一張琴 뿐이로다
이따금 淸風明月만 오락가락 하더라
(21) 누구셔 廣廈千萬間을 一時에 지어내어
天下寒士를 다 덥자 하돗던고
뜻두고 이루지 못하니 네오 내오 다르랴
(22) 늙게야 만난 님을 덧없이 여의거다
消息이 그쳤은들 꿈에나 아니 뵈랴
님이야 날 생각하랴마는 나는 못 잊을가 하노라
(23) 님그려 얻은 病을 藥으로 고칠손가
한숨이야 눈물이야 寤寐에 맺혔어라
一身이 죽지 못한 前은 못 잊을까 하노라
(24) 님이 가오시며 소매잡고 離別할 제
窓밖에 櫻桃꽃이 피지아녀 오마터니
지금에 꽃지고 잎나도록 消息몰라 하노라
(25) 東風 어제 비에 杏花꽃 다 피거다
滿園 紅綠이 錦繡가 일웠어라
두어라 山家 富貴를 사람알까 하노라
(26) 杜鵑아 울지마라 이제야 내 왔노라
梨花도 피어있고 새 달도 돋아 있다
江上에 白鷗있으니 盟誓풀이 하노라
(27) 萬頃滄波水로도 다 못씻을 千古愁를
一壺酒 가지고 오늘이야 씻었고야
太白이 이러함으로 長醉不醒 하닷다
(28) 묻노라 부나비야 네 뜻을 내 몰라라
한 나비 죽은 후에 또 한 나비 따라오니
아무리 푸새엣 짐승인들 너 죽을 줄 모르는다
(29) 白圭에 있는 흠을 갈라내면 없으려니
사람의 말 허물은 갈아서 없을손가
남용이 이러하므로 三復白圭 하도다
(30) 벗따라 벗따라 가니 익은 벗에 선 벗 있다
이 벗 저 벗하니 어느 벗이 벗 아니리
내 좋고 맛좋은 벗은 내 벗인가 하노라
(31) 봄은 어떠하여 草木이 다 즐기고
가을은 어떠하여 草衰兮 木落인고
松竹은 四時長靑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32) 사람의 百行中에 忠孝밖에 또 있는가
孟宗의 泣竹과 陸績의 懷橘도 다 옳다 하려니와
野人의 獻芹之誠도 긔 좋은가 하노라
(33) 사람이 늙은 후에 또 언제 젊어 볼꼬
빠진 이 다시 나며 센 머리 검을소냐
世上에 不老草 없으니 그를 슬허 하노라
(34) 사람이 되지말고 石上에 梧桐이 되어
속이 궁글어 自鳴琴이 되어있어
閣氏님 羅裙勝上에 百般嬌語 하리라
(35) 山家에 봄이 오니 自然이 일이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빻고
來日은 구름걷거든 藥을 캐러 가리라
(36) 三伏 끓는 날에 땀흘리며 기음 맬 제
辛苦한 이 거동을 긔 뉘라서 그려다가
님계신 九中宮闕에 드려 뵐까 하노라
(37) 三月三日 李白桃紅 九月九日 黃菊丹楓
金樽에 술이 익고 東庭에 秋月인 제
白玉盃 竹葉酒 가지고 翫月長醉 하리라
(38) 宵鏡이 야밤중에 두 눈 먼 말을 타고
大川을 건너다가 빠지거다 저 宵鏡아
아이에 건너지 말던들 빠질 줄이 잇으랴
(39) 瀟湘江 달밝은 밤에 돌아오는 저 기럭아
湘靈의 鼓瑟聲이 얼마나 슬프관대
지금에 淸怨을 못이기어 저대도록 우느냐
(40) 巡詹索共梅花笑하니 暗香이 浮動月黃昏을
가뜩에 冷淡한데 白雪은 무슨 일고
아마도 閤裡春光을 시새울까 하노라
[지은이] 李鼎輔 ( 1693~1766 ) 字는 士受. 號는 三州. 英祖 때 벼슬은 大提學. 35年 동안의 벼슬을
내놓고 餘生을 한가하게 吟風詠月로 보냈으며 時調의 大家로 많은 作品을 남겼다.
自然을 主題로 많은 詩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