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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경을 걷는 기차, DMZ 트레인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4. 9. 13. 10:30

 

국경을 걷는 기차, DMZ 트레인

 

 

60년 금단의 땅을 관통하는 관광열차 'DMZ 트레인'이 탄생했다.
역사와 자연이 만든 기적의 땅, 비무장지대를 기차로 돌아보는 특별한 여정이다.

DMZ 트레인의 외관과 내부 모습.

서울에서 출발해 민간인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 안에 있는 도라산역을 오가는 관광열차가 5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 남도해양관광열차(S-train)에 이어 네 번째로 출시한 관광열차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뼈아픈 현실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특별한 땅을 달리는 철마의 이름은 'DMZ 트레인'이다.

군복을 연상시키는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

오전 8시 30분. 덜컹거리며 DMZ 트레인이 서울역을 출발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창밖 풍경이 도심에서 산천으로 변했다. 서울역을 떠난 지 1시간 10여 분, 열차는 임진강역에 멈춰 길게 심호흡을 한다. 종착지인 도라산역이 민통선 안에 있기 때문에 임진강역에 내려 수속을 밟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는불과 3.7킬로미터. 보이지 않는 국경이란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망각했던 분단의 현실이 여실히 와닿는다. "모두 내리세요." 헌병들이 우르르 열차에 올라타서 승객들을 인솔한다. 안내에 따라 수속이 시작된다. 어떤 여행을 즐길 건지 출입신청서에 기입한다. 제3땅굴과 도라산전망대를 둘러보는 안보 관광과 도라산평화공원을둘러보는 일반 관광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작성한 출입신청서를 낸 뒤에도 신원 확인, 인원 파악 등의 과정이 꽤 철저했다. 출입신청서 숫자와 실제 인원에 한 명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열차는 출발하지 못한다.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열차 탑승 시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날도 몇 차례 확인을 거듭한 뒤에야 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제3땅굴 옆에 위치한 DMZ 전시관.

삼엄한 시간이 지나가고, DMZ 트레인은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기차는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남한의 최북단 도라산역으로 향한다. 북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열차는일순간 철조망에 뒤덮이고 만다. 열차가 민통선을 넘어 비무장지대 임진강 철교에 이른 것이다. 그 순간 익숙한 노래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온다. 바로 영화 < 태극기 휘날리며 > 의 OST 에필로그다. 영화가 한 장면 한 장면 떠오르며 눈앞에 보이는 생경한 풍경과 오버랩됐다.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교각만 남은 옛 철교가 그 모습그대로 놓여 있었다.

열차는 새로 놓인 철교를 타고 나란히 옛 철교를 따라갔다. 비무장지대를 여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DMZ 트레인에서만 만나는 이 순간 덕분에 특별함은 배가된다. 즐겁게 담소를 나누던 승객들도 순간 숨을 죽인 채 임진강의 광경을 눈에 담는다. 실향민으로 보이는 관광객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이었다.묻어두었던 전쟁의 아픔이 다시금 생생하게 살아났다. 열차 안은 고요하고 숙연했다. 임진강 철교를 지나는 10분의 시간이 DMZ 트레인을 타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어느새 열차는 종착지에 이르렀다.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 달려온 거리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도라산역에 내리면 또 한 번 출입 인원을 점검한다.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입니다." 도라산역에 세워진 통일부의 광고판이 한참 동안 시선을 붙들어 맨다.

출입 절차가 이루어지는 임진강역.

 

 

도라산역 출입 신청서.

일반 관광을 신청한 여행자들은 도라산역 인근에 자리한 도라산평화공원을 자유롭게 둘러본다. 안보 관광 코스를 선택하면 추가 요금을 내고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관람한다. 관광을 마치고 도라산역에서 임진강역으로 나올 때는 인원 파악을 더 철저히 한다. 민통선 내에 일반인이 계속 머무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오전 8시 30분 열차를 타고 도라산역을 방문하면 반드시 오후 12시 10분 열차를 타고 나와야 한다. 열차를 타고 임진강역으로 나온 이후에 주변 관광을 더 하거나 서울역으로 곧장 오는 코스를 각자 선택할 수 있다.

1950년대에 멈춰선 경의선 증기기관차.

DMZ 트레인 내에도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비무장지대라는 테마에 맞춰 변신을 감행한 열차는 오밀조밀 이야기를 엮어간다. 열차는 평화실, 화합실, 사랑실 모두 세 량으로 구성돼 있다. 136명이 탑승할 수 있는 꼬마열차로, 통근형 디젤 전동차를 개조해 만들었다. 1호차 평화실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증기기관차를 모티브로 꾸몄다. 2호차 화합실은 남과 북의 화합을, 3호차 사랑실은 평화와 사랑을 담았다. 1호차와 3호차의 바닥에는 평화누리공원의 연꽃을 장식하고 천장은 물리적 휴전선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풍선'을 형상화했다. 열차 전체에는 하나의 갤러리로 느껴질 만큼 의미있는 사진이 가득한데 전쟁, 생태, 기차 등 테마 사진150여 장이 전시돼 있다. 시대별 열차의 변화와 비무장지대의 생태 환경을 담은 사진, 판문점 출입 기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여행자들은 사진을 보며 지나간 시간을 돌이키고 추억을 되짚는다.

기차 여행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

국토의 허리를 가르는 길이 249킬로미터의 휴전선과 그곳에서 남북으로 각각 2킬로 미터 떨어진 비무장지대. DMZ 트레인은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현장을달린다. 자연의 생명력으로 복원된 이 땅을 가로지르는 DMZ 트레인은 비무장지대를 여행하는 가장 특별한 방법이 아닐까.

임진강역에서 바라본 철책선 너머 풍경.

[DMZ 트레인 여행 스폿 ]

도라산역
도라산역의 정식 명칭은 '도라산국제역'이다. 남북 교류의 관문이자 현재 추진 중인 유라시아횡단철도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역에 들어서면 '평양 방면' 이정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제3땅굴전시관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에서 파 내려온 땅굴 4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폭과 높이가 각각 2미터, 총길이는 1635미터에 달한다. 제3땅굴전시관 앞에는 상징 조형물과DMZ 영상관, 기념품 판매장 등의 시설이 있다.

도라산전망대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전망대로 북한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개성의 송악산, 김일성 동상, 개성공단 등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비무장지대 내에서 뛰어다니는 노루나 사슴도 보인다.

임진강역
도라산역 관광을 마치고 임진강역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비무장지대를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다. 인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의미 있는 전쟁의 흔적이가득하다. 특히 1953년 전쟁 포로 교환을 위해 설치된 '자유의 다리'는 꼭 둘러봐야 할 명소다.

[ DMZ 트레인 체크리스트 ]
출입신청서
성명과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의 인적 사항을 적은 출입신청서를 작성해야 도라산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자유롭게 관광을 즐기는 외국인들보다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추억의 간식
기차 여행에 간식이 빠지면 섭섭하다. DMZ 트레인에서는 열차의 특징을 살린 이색 별미를 선보인다. 끓는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전투 식량 3종과 별사탕이 들어 있는 추억의 건빵을 판매한다.

촬영 제한
비무장지대에서는 대부분 촬영을 엄격히 제한한다. 도라산전망대는 정해진 노란 선 안쪽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제3땅굴에서는 휴대전화와 카메라 등 짐 일체를 보관소에 맡겨야 관람이 가능하므로 사진 촬영은 꿈도 못 꾼다.

연계 관광
일찍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로 비무장지대가 각광을 받은 만큼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파주 민통선 지역 일부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DMZ 자전거 투어'가 인기다. 율곡 유적지 자운서원, 산머루 와이너리 등을 연계한 DMZ 트레인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DMZ 트레인 경원선
2014년 하반기, DMZ 트레인의 새로운 구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개통된 경의선 서울역-도라산역 구간 외에 경원선 노선이 추가된다.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최북단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한다.

Getting There
서울역-도라산역을 하루 2회 왕복한다. 편도 기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매주 월요일과 주중 공휴일은 운행을 쉰다. 서울역을 기준으로 첫 열차는 오전 8시 30분, 두 번째 열차는 오후 1시 40분에 출발한다. 중간 역에서 탑승해도 된다. 서울역-도라산역 구간의 승차권 가격은 성인 편도 기준 평일 8천7백원, 주말 8천9백원이며, 임진강역-도라산역 구간은 5천원이다. 하루 동안 횟수 무제한으로 탑승하는 DMZ플러스권도 1만6천원에 판매한다. 전국 철도역과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모바일 앱 코레일톡에서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출처 : 땅경매/NPL투자크럽
글쓴이 : 땅박사/허기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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