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배우기

시, 시조창작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과 제안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6. 7. 7. 15:25

1. 시, 시조 창작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에 관하여.
먼저 마음을 물결이 일지 않는 잔잔한 호수와 같이 가라앉힙니다. 그러면 그 마음의 호수에 하늘, 나무, 구름, 새들이 그려지면, 마음의 한 구석으로부터 어떤 생각의 실오라기 같은 시상이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이 것을 시심(詩心)이라 하는데, 이 시심(詩心)을 일으켜 세워서 차츰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이 때 문체(文體)를 친구 또는 친지에게 편지를 쓰듯이 그렇게 시를 풀어나가면 시가 쉽게 풀리면서 창작이 됩니다. 이 방법이 시를 쓰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 헀습니다.

2. 시, 시조 창작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책(산문과 운문)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만이 시조 창작 능력을 제고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고 절대로 글을 잘 쓸 수 없습니다.

3. 작품의 완성과 발표에 관하여
하나의 돌을 갈고 또 갈아서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보석으로 만들 듯이
작품의 완성을 마치 컵라면에 물을 부어서 라면을 조리하듯이 해서는 안됩니다. 오래 두고 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야 합니다. 잘못된 작품 1000편을 발표하는 것 보다 좋은 작품 1 편을 발표하는 것이 작가에게 유익합니다. 이와 같이 작품 발표에 아주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최소한도 2-3 개월 동안은 작품을 추고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일류 시인이 될 수 없습니다.

4. 한국의 시인이면 누구나 우리 민족 고유의 문학장르인 시조를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일류시인이면, 정형시와 비정형시를 함께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정형시인 시조를 쓸 줄 모른다면 반쪽 시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조를 창작하려고 쉽게 달려들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유시의 경우는 설사 작품을 잘못 쓰더라도 그 결점이 잘 드러나지 않으나, 시조의 경우에는 잘못 씌여지면 그 결점이 아주 극명하게 들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것을 이루어내는 그 성취감은 더 큰 보람을 가져옵니다. 한국인으로 이 땅에 태어나 민족문학의 장르인 시조를 소홀이 대하는 것은 시인으로서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시조를 써야하는 이유에 대하여 이우종 선생님의 글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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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조를 쓰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한국에 태어난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더러 "너는 왜 시조를 쓰느냐" 묻는 것은 "너는 왜 한국에 태어났는냐" 라는 질문과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시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은 내가 시조 형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만일 시조에서 형식을 무시할 경우, 그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시형이거나 자유시는 될지언정 시조는 벌써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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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읽기와 해설

빌딩 1982

지 성 찬

반듯한 이마 위에 터를 잡아 고릅니다
엮어 올린 네 기둥에 층마다 갇힌 세월
창밖에 날이 저무는 그 하늘을 잊었네.

(해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빌딩을 짓고 갑니다. 비록 그 것이 규모가 크던 작던,혹은 화려하던 화려하지 않던간에 자기의 빌딩을 짓다가 갑니다.
그 빌딩이 자기의 영원한 집이 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에서 말 입니다.
이 빌딩을 짓다가 결국은 빌딩 밖에서 날이 저무는 것을 모르고 빌딩 안에 갇혀서 일 하다가 그 공사를 중지하게 됩니다.
그 빌딩을 왜 지을려고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 답은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살 것 같은 착각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시조

좌표(座標)

지 성 찬

세월의 한자락이 파도에 찢겨 나가고
깊은 물길에 흐르는 부초(浮草) 같은 너와 나여
물결은 어디로 흐르나, 바람은 끝이 없고.

날으는 물새를 보면 바람 길을 알듯도 한데
막막한 밤바다에 나 홀로 섬으로 떠서
바람에 귀를 열고서 달과 별을 마신다.

(해설)
제목이 말해 주듯이 인생의 좌표를 조명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것이 때로는 캄캄한 밤바다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한 삶의 외로운 상황과 회한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입니다.
세상살이가 어쩌면 밤바다에서 헤매는 것과도 비교될 수 있습니다.
시조

소나무의 辨

지 성 찬

사철 푸른 생각, 色으로 넘기면서
무시로 잡념들을 바늘로 찌르면서
바알간 솔잎 가시를 아프게 내려놓네.


(해설)
소나무는 항시 푸른 빛을 띠고 있는데, 그 것은 소나무 자신이 스스로
그 색을 지킨다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잡념들을 바늘로 찌르면서 물리치고, 스스로를 지킨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남모르게 아픔의 빨간 솔잎 가시를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소나무가 낙엽을 만든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아픔이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