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시적표현의 기법에 관하여
기타의 시적표현의 기법에 관하여
1. 의인화법
말의 뜻과 같이 시의 내용에 등장하는 사물을 마치 사람으로 간주하여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어떤 사물을 빌려와서 표현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의인화 기법은 시적 표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기법 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의인화 법에 의한 표현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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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꼬고 앉아 먼데만 바라보는 산
갈대는 회상의 늪을 흔들리며 걸어가네
흙이여, 너는 알리라, 하류(下流)로 가는 길을
세월의 푸른 물결은 잠들 수가 없으리
맑아서 서러운 강이여, 여기 강이 있었느니라.
동동 뜬 붉은 고추는 맨발로 울었단다.
2. 시의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표현법
시의 내용을 마치 물이 흐르듯이 이야기로 풀어내는 표현법입니다.
자기가 담고자 하는 내용을 상세하게 묘사하여 독자가 그 이야기에
젖어들게 하는 기법이다. 대개 이 기법은 옛날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전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시에 둘 이상의 개체(사람이나 또는 동물)가 등장하여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작가가 그 대화의 내용을 통하여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입니
다. 예를 들면, 아들과 아버지, 아버지와 어머니등 사람들이 화자로 등장하거나, 동물이 등장하여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내용으로 시를 엮어가는 시적표현방법입니다.
4. 우화적인 방법으로 시의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
이솝의 우화와 같이 비유를 통하여 시를 엮어나가는 방법입니다.
토끼와 거북이, 여우와 두루미, 개미와 여치등과 같이 동물들을 등장시켜 우화적인 표현으로 시를 엮어나가는 표현방법입니다.
5. 편지체로 쓰는 법
편지체로서 시를 쓰는 방법입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연인이 연인에게,친구가 친구에게 편지를 쓰듯이 시를 엮어나가는 방법으로 표현은 평이하나 호소력이 있는 글이 됩니다.
6. 어떤 글을 인용하여 시를 엮어나가는 방법
시의 내용에 불경이나, 성경등 경전의 구절이나, 전래되는 격언이나,
기타의 글을 삽입하여 시를 엮어나가는 방법입니다. 도입된 글의 품위로 시의 품격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7. 같은 표현(귀절)을 시 속에서 반복해서 사용하는 기법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어떤 내용을 강조하는데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흙을 봐라, 흙을 봐라
너는 아느냐, 너는 아느냐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8. 어떤 사물의 종류나 형태를 열거하는 방법으로 시를 엮어나가는 표현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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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자
금가루 같은 햇살이 내리는
가을 벤치에 앉아 시집을 읽는 여자,
식탁 위에 장미 한송이를 꽂아두는 여자
아이들을 위하여 쿠키를 굽는 여자
식구를 위하여 자기는 항시 찬밥만 치우는 여자
하얀 스커트, 부라우스에 진주 목걸이가
격조 높게 어울리는 여자
이런 여자를 나는 사랑한다.
(이 글은 단지 예문으로 적은 것입니다)
9. 대우(對偶)의 시법
짝이 되는 두 구절을 병치시켜 표현하는 시적표현방법입니다.
이 기법은 한시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현대시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하늘에는 나비가 날고, 땅에는 꽃이 만발하였구나.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네.
여자는 머리에 이고 가고, 남자는 지게에 지고 가고.
작품 읽기와 해설
시조
난지도
지 성 찬
본래는 강이었다가 외로운 섬이었다가
쓰레기를 쌓고 쌓아 山을 이루었어도
모습은 山이라지만 이름은 섬이란다.
쓰레기 山에서도 나무는 자라더라
이를 악물고서 뿌리 내린 아카시아
그래도 향기는 있더라, 쓰레기에 핀 꽃에도.
(해설)
한 때 서울의 모든 쓰레기를 받아주었던 난지도.
어떻게 알았는지 아카시아가 먼저 와서 뿌리를 내려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5월이면 아카시아 꽃 향기가 이 일대를 풍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고고학자들이 이곳에서 유물을 발굴한다고 법석을
떨른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 다시 한 번 이 난지도는 아픔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 때는 맑은 강물이 흘렀던 이곳이 섬이 되었다가, 쓰레기를 안은 채 죽었습니다.
지금 다시 부활을 꿈 꾸고 있는지 모릅니다.
시조
별 1982
지 성 찬
세월을 풀어내어 바다를 채웁니다
어느 작은 물새가 되어 물 한 모금 찍고 가면
낙도(落島)의 맑은 하늘에 별이 하나 돋느다.
(해설)
어느 여름, 강원도 바닷가에서 밤 하늘에 떠 있는 영롱한 별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별을 본적이 전에는 없었습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별을 생각하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풀어내어서 그 큰 바다의 물이 되었을까?
그렇다면 사람이 이 세상에 와서 아무리 큰 일을 하고 가더라도 그것은
마치 한 마리의 물새가 한 모금의 바다물을 마시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훌륭한 업적이 하늘에 반짝이는 하나의 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