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우득공에게 -두 번째 편지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7. 10. 25. 11:21

두 번째 편지

 

 


이는 은어(隱語)인데 나는 벌써 해석했소. ‘마혁과시(馬革裹尸)’는 종군(終軍)을 가리키고, ‘불감앙시(不敢仰視)’는 엄안(嚴顔)을 가리키고, ‘포(泡)’는 백기(白起)를 가리키고, ‘귤(橘)’은 황향(黃香)을 가리키고, ‘운(雲)’은 악비(岳飛)를 가리키고, ‘폭(瀑)’은 산도(山濤)를 가리키고, ‘동안백발(童顔白髮)’은 소옹(少翁)을 가리키고, ‘집의소생(集義所生)’맹호연(孟浩然)을 가리키고, ‘풍자도(馮子都)’는 흉노(匈奴)를 가리키는 것이지요.

 

 

此廋辭也。僕已解之矣。馬革裹尸。終軍。不敢仰視。嚴顔。泡者。白起也。橘者。黃香也。雲者。岳飛也。瀑者。山濤也。童顔白髮者。少翁也。集義所生者。孟浩然也。馮子都者。凶奴也。


 



 

[주D-001]종군(終軍) : 한 무제(漢武帝) 때 제남(齊南)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박학하고 문장을 잘 지어 18세에 박사제자(博士弟子)가 되었다. 글을 올려 국사를 논한 일로 무제에게 발탁되어 간대부(諫大夫)가 되고 남월(南越)에 사신으로 가서 남월왕으로 하여금 한 나라에 복속하게 하였다. 그러나 월상(越相) 오가(吳嘉)가 이에 반발하여 남월왕과 한 나라 사신을 살해하면서 종군도 죽였다. ‘말가죽에 시체를 싼다〔馬革裹尸〕’는 것은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어서 시신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므로 종군을 비유한 것이다.
[주D-002]엄안(嚴顔) : 후한(後漢)의 유장(劉璋)의 장수로서 파촉(巴蜀)을 지키다가 장비(張飛)에게 사로잡혀 항복을 권유받자 “우리 주(州)에는 단두장군(斷頭將軍)만 있지 항장군(降將軍)은 없다.”고 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장비가 노하여 목을 베려 하였으나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으므로 장비가 이를 장하게 여겨 빈객(賓客)으로 삼았다. ‘감히 쳐다보지 못한다〔不敢仰視〕’는 것은 엄한 얼굴을 나타내므로 엄안을 비유한 것이다.
[주D-003]백기(白起) : 전국 시대 진(秦) 나라의 명장으로서 초(楚) 나라를 정벌한 공으로 무안군(武安君)에 봉해졌다. 거품〔泡〕은 하얗게 일어나므로 백기(白起)를 비유한 것이다.
[주D-004]황향(黃香) : 후한 때의 강하(江夏) 사람으로 “천하에 강하의 황동에 비견할 사람이 없다.〔天下無雙 江夏黃童〕”고 할 정도로 학문과 문장에 뛰어났다. 귤(橘)은 색이 노랗고 향기가 있으므로 황향(黃香)을 비유한 것이다.
[주D-005]악비(岳飛) : 송(宋) 나라 때 금(金) 나라의 남하(南下)에 대항한 명장으로, 시호는 무목(武穆)이다. 구름〔雲〕은 산 위에 날아다니므로 악비(岳飛)를 비유한 것이다.
[주D-006]산도(山濤) : 서진(西晉) 때의 인물로 혜강(嵇康), 완적(阮籍) 등과 교유하였으며 죽림칠현(竹林七賢) 가운데 한 사람이다. 폭포〔瀑〕는 산에서 이는 파도라 할 수 있으므로 산도(山濤)를 비유한 것이다.
[주D-007]소옹(少翁) : 한 무제(漢武帝) 때에 제(齊) 지방의 방사(方士)이다. 무제가 총애하던 왕부인(王夫人)의 혼령을 방술(方術)로 불러들여 그 공으로 문무장군(文武將軍)에 제수되었다. 어린애 얼굴에 흰머리〔童顔白髮〕는 애늙은이를 가리키므로 소옹(少翁)을 비유한 것이다. 《史記 卷12 孝武本紀》
[주D-008]집의소생(集義所生) :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의 호연지기(浩然之氣) 장에서 “호연지기는 의(義)가 축적되어 생겨나는 것이지 의가 갑자기 엄습하여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是集義所生者 非義襲而取之也〕”라고 한 말에서 나온 것이다.
[주D-009]맹호연(孟浩然) : 당 나라의 시인으로 양양(襄陽) 사람이다. 특히 자연의 경물을 잘 묘사하여 왕유(王維)와 함께 ‘왕맹(王孟)’으로 불린다.
[주D-010]풍자도(馮子都) : 한 나라의 대장군 곽광(霍光)의 감노(監奴)로서 주인 곽광의 비첩인 현(顯)과 사통(私通)을 하다가 곽광의 부인 민씨(閔氏)가 죽고 현이 정실부인이 되자 반란을 일으켰다. 즉, 풍자도는 흉악한 노복(奴僕)에 해당하므로 흉노(凶奴) 즉 흉노(匈奴)를 비유한 것이다. 《漢書 卷68 霍光金日磾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