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성백(成伯)에게 보냄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7. 10. 25. 11:42
성백(成伯)에게 보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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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의 빚쟁이는 기러기처럼 줄 서 있고 / 門前債客鴈行立
방 안의 취한 놈들 고기 꿰미마냥 잠을 자네 / 屋裡醉人魚貫眠
방 안의 취한 놈들 고기 꿰미마냥 잠을 자네 / 屋裡醉人魚貫眠
이 시는 당(唐) 나라 때 큰 호걸 사나이가 지은 시입니다. 지금 나는 찬 방에 외로이 지내면서 냉담한 품은 마치 선(禪)에 든 중과 같은데, 다만 문 앞에 기러기처럼 늘어선 놈들 두 눈깔이 너무도 가증스럽소.
매양 비굴하게 말해야 할 때면 도리어 등(滕)ㆍ설(薛)의 대부를 생각할 뿐입니다.
門前債客鴈行立。屋裡醉人魚貫眠。此唐時大豪傑男子漢。今僕孤棲寒齋。淡如定僧。而但門前鴈立者。雙眼可憎。每卑辭之時。還念滕薛之大夫。
[주C-001]성백(成伯) : 서중수(徐重修 : 1734~1812)의 자이다. 서중수는 연암의 둘째 누님의 남편으로 진사 급제 후 강화부 경력(江華府經歷)을 지냈다.
[주D-001]당(唐) 나라 …… 사나이 : 당 나라 때의 시인인 이파(李播)를 가리킨다. 이파는 원화(元和 : 806~820) 연간에 진사(進士)에 급제한 인물로서, 유우석(劉禹錫)과 백거이(白居易)로부터 칭송을 받을 정도로 시를 잘 지었다고 한다. 위에 인용된 시는 그의 대표적인 시 ‘현지(見志)’의 일부분으로서 그 전문은 “작년에 산 거문고값 아직 내지 않았고, 올해 산 술값도 돌려주지 않으니, 문 앞의 빚쟁이는 기러기처럼 줄 서 있고, 방안의 취한 놈들 고기 꿰미마냥 잠을 자네.〔去歲買琴不與價, 今年沽酒未還錢, 門前債主雁行立, 屋裡醉人魚貫眠〕”이다. 《唐詩紀事 卷47》 《靑莊館全書 卷53 耳目口心書6》
[주D-002]등(滕)ㆍ설(薛)의 대부 : 《논어(論語)》 헌문(憲問)에서 공자가, “맹공작(孟公綽)은 조(趙) 나라나 위(魏) 나라의 가로(家老)가 되기에는 충분하지만 등(滕) 나라나 설(薛) 나라의 대부(大夫)는 될 수 없다.” 하였는데, 이는 맹공작의 인물됨이 청렴하고 욕심이 없기는 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재주가 부족한 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 등 나라나 설 나라는 약소국이라 그 나라의 대부가 되면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고생이 막심하다. 연암은 가난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무능한 자신을 그에다 견주어 탄식한 것이다.
[주D-001]당(唐) 나라 …… 사나이 : 당 나라 때의 시인인 이파(李播)를 가리킨다. 이파는 원화(元和 : 806~820) 연간에 진사(進士)에 급제한 인물로서, 유우석(劉禹錫)과 백거이(白居易)로부터 칭송을 받을 정도로 시를 잘 지었다고 한다. 위에 인용된 시는 그의 대표적인 시 ‘현지(見志)’의 일부분으로서 그 전문은 “작년에 산 거문고값 아직 내지 않았고, 올해 산 술값도 돌려주지 않으니, 문 앞의 빚쟁이는 기러기처럼 줄 서 있고, 방안의 취한 놈들 고기 꿰미마냥 잠을 자네.〔去歲買琴不與價, 今年沽酒未還錢, 門前債主雁行立, 屋裡醉人魚貫眠〕”이다. 《唐詩紀事 卷47》 《靑莊館全書 卷53 耳目口心書6》
[주D-002]등(滕)ㆍ설(薛)의 대부 : 《논어(論語)》 헌문(憲問)에서 공자가, “맹공작(孟公綽)은 조(趙) 나라나 위(魏) 나라의 가로(家老)가 되기에는 충분하지만 등(滕) 나라나 설(薛) 나라의 대부(大夫)는 될 수 없다.” 하였는데, 이는 맹공작의 인물됨이 청렴하고 욕심이 없기는 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재주가 부족한 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 등 나라나 설 나라는 약소국이라 그 나라의 대부가 되면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고생이 막심하다. 연암은 가난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무능한 자신을 그에다 견주어 탄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