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회 봉사는 온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것”
“연령회 봉사는 온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것”
― 연령회(煉靈會)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합니다. 소개해 주십시오.
“본래 ‘연령’이라는 말은 천국과 지옥 사이에 머무르고 있는 영혼을 깨끗이 정화해 천국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뜻입니다. 가톨릭 신자 자신이나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 장례의 처음부터 끝까지 절차를 밟아 의식을 거행하고 수발을 들면서 일을 모두 처리해 주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자원봉사죠. 빈소에 모여 앉아 고인을 위한 연도(煉禱, 영혼을 위로하는 기도)도 드립니다. 연령회는 성당마다 구성돼 있습니다.”
― 시신을 운구, 안치하고 조문객을 맞을 빈소도 있어야 할 텐데요?
“영안시설은 성당의 기본 시설로 다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 성당의 경우는 동시에 3구까지 안치할 수 있는 냉동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빈소도 다 준비돼 있습니다. 미세한 부분까지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죠.”
― 가톨릭 신자여야 연령회의 도움을 받습니까?
“가족 중 신자가 있으면 신자가 아닌 분도 저희가 수습합니다. 또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분들도 사회봉사 차원에서 저희가 장례 절차를 대행합니다.”
― 궂은 일인 만큼 사례도 좀 받으셔야 하지 않습니까?
“일절 없습니다. 정말 없습니다. 장례용품과 접대음식도 모두 실비(實費)만 내면 됩니다. 대단히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연령회가 그 과정에 단 한 푼도 이익을 보는 일도 없고, 나중에 수고비 같은 것도 1원 한 푼 받지 않습니다. 그것을 큰 죄악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령회라고 하면 아는 분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 장례를 치르는 것은 상(喪)을 당한 가족에게도 힘에 부치는 일입니다. 그런 일을 도맡아 나서는 이유가 있겠지요?
“세상에는 여러 가지 봉사할 일이 많지만 특히 장례 절차는 대단히 당황이 되고 힘든 일입니다. 가장 궂은 일 가운데 하나죠. 그런 일을 바로 우리 신앙인들이 해야 한다, 그것이 곧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일을 당한 가족에게는 진정한 위로가 된다고 봅니다. 오직 신앙심만으로 하는 것입니다. 신앙이 깊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그런 저희 모습을 보면서 감화돼 가톨릭에 입교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가톨릭의 장점이 많지만, 우리 전통 장례 절차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가족 아닌 사람들이 선뜻 달려들어 일을 치러준다는 점에서 이 연령회를 통해 가톨릭이 일반인에게 쑥 다가섰다고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