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박 찬 구
장대비
땅을 때리는 소리 귀속을 울리며
화단의 꽃가지 장대비에 몸살을 앓고
빗줄기는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
빗방울은 튀어 내 얼굴에 부딪히는 듯한
짜릿한 차가움에 뜨거웠던 태양의 훈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굽이굽이 돌고 도는 세파에
부대끼고
허우적거리며 살아온
허허로운 몰골에도
이런 감상이라도 깃들 줄이야.
깡마른 도심도
메마른 정도
인정은 고갈되고
인간이 상실되어가는
삭막한 세상인대도
어김없이 철따라 오는
이놈의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이놈의 비처럼
메마른 사람들의 심성에도
후줄근히 적셔 인간 세상이
지금 나의 기분처럼 훈훈한
인정으로 단장될 수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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