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배우기

표현기법이 두드러지는 시 한편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6. 7. 7. 14:35

-어떤 면에서의 표현 기법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양한 방법이 구사된 작품은 주지주의(1934)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징적(암시적) 수법이 돋보이는 훌륭한 작품은 만해님의 '님의 침묵' 등을 이르기도 합니다. 전자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하고 작품과 표현 기법을 설명해 드립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추일 서정(秋日抒情)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1) 낙엽(원관념) = 지폐(보조 관념); 은유법(시각적 심상)

2) ‘낙엽’의 무가치, 무생명성, 상실, 소멸의 이미지 = 가을의 황량감

3)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기록면(시대상, 현실의 반영)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1) 황량한 가을의 정경을 ‘쓸쓸한 폐허’에 연관(유추; 시각적 이미지)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1) 길 = 넥타이처럼(직유법), 무기력하고 쓸쓸한 정서의 표현

2) 일광의 폭포: 은유법, 강렬한 햇살(햇볕; 시각적 심상)

3) 정경에 대한 원근감(시각적 심상)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1) 담배 연기 = 기차 연기(은유법)

2) 전체는 의의법(인격화)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1) 황량한 들판(자연; 정적) ↔ 급행 열차의 질주(인공; 굉음). 대조적 이미지

2) ‘새로 두 시’는 ‘오후(낮) 두 시’의 잘못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1) 포플라 나무 = 앙상한 나뭇가지를 ‘근골(은유)’에 비유(삭막, 무생명성)

2) 시각적 이미지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1) 흰 이빨을 드러내인(의인법)

2) 문명화된 자연과 삭막하고 살벌한 현대 문명을 암시(시각적 이미지)

3) 현대 기계 문명에 대한 화자의 심경을 묘사(암시)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1) 셀로판지: 이국적 이미지(소재, 정서)

2) ‘구름’: 시각적 심상(얇음)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1) 공감각적 이미지(청각 대상의 시각화)

2) 황량한 가을(현대 문명)에 대한 거부, 부정적 몸짓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1) 화자의 감상적 정서를 직접적으로 드러냄

2)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주지주의 한계의 단면을 보여줌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1) 고독감, 적막감, 낭만적 우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화자의 행위

2) 시각적 이미지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1) 의인법(시각적 심상)

2) 화자의 도시적 삶의 고독과 비애, 현대 문명에 대한 이질감 등을 암시


-전체는 가을의 쓸쓸한 정경과 화자의 고독감(낭만적 우수)을 시각적 이미지(비유)와 감각적 시어를 통해 주지적(주지적 수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표적 작품입니다.

‘외인촌’ 역시 이러한 특징을 두드러지게 지닌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 외인촌 -김광균-


하이얀 모색(暮色) 속에 피어있는

산협촌(産峽村)의 고독한 그림 속으로

파아란 역등(驛燈)을 달은 마차(馬車)가 한 대 잠기어 가고

바다를 향한 산마루ㅅ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신주 위엔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다.


바람에 불리우는 작은 집들이 창을 내리고,

갈대밭에 묻히인 돌다리 아래선

작은 시내가 물방울을 굴리고


안개 자욱한 화원지(花園地)의 벤치 위엔

한낮에 소녀들이 남기고 간

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었다.


외인 묘지(外人墓地)의 어두운 수풀 뒤엔

밤새도록 가느다란 별빛이 내리고,


공백(空白)한 하늘에 걸려 있는 촌락의 시계가

여윈 손길을 저어 열 시를 가리키면,

날카로운 고탑(古塔)같이 언덕 위에 솟아 있는

퇴색(褪色)한 성교당(聖敎堂)의 지붕 위에선


분수(噴水)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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