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고목 앞에 서서 홀연히
수령 150년 되는 뿌리 깊은 나무 고목 앞에 서서 홀연히 강을 바라본다.
흐르는 강물에 내 영혼을 띄워 보내니 저 먼 흰 구름은 고향으로 가고픈
외로운 시절 그립습니다.
이제 내 나이 50중반을 바라봅니다. 아무 것도 이루어 놓은 것 없는 빈껍데기 뿐
그리 오래 살지 못했음을 알면서도 잠겨있는 고향땅을 본다는 것은 결코 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을... 생각나게 하나 봅니다.
한 여름 길가에 꽃들이 고개를 꺾은 채 짙은 향기를 내 뿜고 예쁜 꽃만 보면
어쩔 줄 몰라 했던 그 어린 짝꿍.
짹~짹짹~~`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흐드러지게 핀 화사한 꽃
피지도 않은 봉우리를 접고 있는 귀여운 꽃
한 마리 나비가 너풀거리듯 날개 가득 벌려 기지개를 켠 채로 꽃무리 속으로 날아
밀려들어온 햇살아래에서 가벼운 스탭 밟으며 꽃밭을 맴돈다.
꽃무리가 예쁜 자태를 유혹 하더라니 꽃을 따다 주려고 다가가다가 미끄러져
벼랑아래 강으로 떨어진 내 신세여... 물에 빠진 생쥐 돼서 짝꿍에게 창피해서 혼났음..^g^
언덕은 산위에서 내려온 바람이 다 차지했나 보다.
세찬바람이 숲을 엎지르며 햇살마저 날려 버릴 듯
작은 재를 넘어오는 금강 쪽 언덕지나 강을 따라 걸어오면
날던 새도 쉬어 넘는다는 고개
산 중턱에 우뚝 솟은 바위
너랑 나랑 많이 놀던 곳이 그립다.
이곳에 오면 옛적이나 지금도 나에겐 하고 싶은 예기도 많건만 상대도 없고 간혹 상대가
있다고 한들 대화 중 공감대가 형성되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 외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도 가끔 생각 날 때면 진정 나를 알아 줄만한 친구를 찾으러 오기는 하지만 혼자서
강물에 노니는 물새들만 바라보다 그냥 돌아 서야 하는 슬픔.
오늘도 고향땅 앞으로 흐르는 강물에 긴 사연이 들어있는 종이배에 편지를 실은 채
흘려보냅니다.
누군가 함께라면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날이 어두워서 갈 길이 아무리 멀다 해도
험한 산도 바람 부는 들판도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을 겁니다.
동행이란 기쁨이 있기에 위로가 있습니다.
물위에 청둥오리 한 쌍이 물살을 가르며 저 만치 멀어져 가는 강 건너 산자락은
붉은 색으로 황홀하게 타올라 얼마 안 있으면 잎사귀의 잔해들은 발 아래로 떨구고
앙상한 나신을 들어낼 것을 알면서도 혼신을 다해 자신을 불사르고 있다.
부채 살처럼 곱디고운 가느다란 가을 햇살이 산 중턱의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아래를 향해 지켜보고 있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건들이자 치장한 단풍잎은 응답이라도 하 듯 붉은 빛이 반짝인다.
이 때 산새 한 마리 머리 위를 맴돌다 산 너머로 사라진다.
우리네 사람들도 저 붉은 단풍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마무리 한다면
후회 없이 산 삶이라고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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