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공부

나웅선사 시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3. 2. 17. 17:04

 

 

 

 

나옹혜근(懶翁惠勤, 1320-1376)

고려 스님. 속성은 아(). 이름은 원혜(元惠). 헌호는 강월헌(江月軒). 영해(寧海)출신.

20세에 이웃의 친구가 죽는 것을 보고,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를 어른들에게 물었으나

아는 이가 없자, 비통한 생각을 품고 바로 공덕산 묘적암의 요연 법명(了然法明)에게 출가함.

 

 

因事示衆 인사시중

牙元惠 아원혜 懶翁禪師

 

平生初志切隨之 평생초지절수지 부디 평생에 먹은 처음 뜻을 따르고

莫見他人好惡歸 막견타인호악귀 다른사람이 좋아하고 미워함에 흔들리지 말라

窄口懶開須得意 착구뢰개수득의 좁은 입을 게을리 열 때는 뜻을 얻어야 하고

幽房長閑爲忘機 유방장폐위망기 그윽한 방을 늘 닫아둠은 세속 일을 잊기위해서이다

 

 

時時有使情塵滅 시시유사정진멸 때때로 마음의 티끌을 멸하게 하고

念念無令道力微 념념무령도력미 생각생각에 도의 힘을 약하게 하지 말라

百歲光陰能幾白 백세광음능기백 백년의 광음인들 그 며칠 되는가

閑看浮世是兼非 한간부세시겸비 뜬 세상의 옳고 그름을 부질없다 보아라

 

 

靑山兮要我 청산혜요아 청산은 나를 보고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聊無愛而無惜兮 료무애이무석혜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虛菴 허암 빈암자

 

四面元來無一物 사면원래무일물 사방에 원래 한물건도 없나니

不知何處擬安門 부지하처의안문 어디다 문을 낼지 알지 못하네

這間小屋空空寂 저간소실공공적 이 가운데 조그만 암자 텅 비어 있어

明月淸風掃白雲 명월청풍소백운 밝은 달 맑은 바람 흰 구름을 쓸도다.

 

 

화두는 따로 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

 

無端逐步到溪邊 무단축보도계변 생각 없이 걸어 시냇가에 이르니

流水冷冷自說禪 류수냉냉자설선 흐르는 차가운 물소리 禪那하고

遇物遇緣眞體現 우물우연진체현 대하는 모든 것이 진리의 모습이니

何論空劫未生前 하론공겁미생전 화두는 따로 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

 

 

山居 나옹혜근(懶翁慧勤)

 

白雲堆裡屋三間 백운퇴리옥삼간 흰 구름 쌓인 곳에 세 칸 초가집

坐臥經行得自閑 좌와경행득자한 앉고 눕고 거닐어도 저절로 한가롭네.

澗水巉巉談般若 간수랭랭담반야 시냇물은 졸졸졸 般若를 속삭이고

淸風和月遍身寒 청풍화월편신한 맑은 바람 달빛과 어울려 온 몸이 서늘하네.

 

 

연선자에게(示演禪者)

 

 

妙道堂堂何處在(묘도당당하처재) 묘한 도는 당당하여 어느 곳에 있는가

莫從外去苦追尋(막종외거고추심) 밖을 향해 번거롭게 치닫지 말라

一朝兩眼能開豁(일조양안능개 ) 어느 날 아침 문득 두 눈을 뜨고 보면

水色山光是本心(수색산광시본심) 물빛 산빛 이 모두가 본마음이네.

 

 

첫 눈

 

梧木花開劫外春 오목화개겁외춘 고목에 꽃 피는 세월 밖의 봄이여

山河一片白銀團 산하일편백은단 이 산하는 한 조각 흰 눈덩이네

神光久立安心處 신광구립안심처 신광(神光)이 오래 서서 안심처를 구했지만

豈似今朝徹骨寒 개사금조철골한 어찌 오늘 아침 뼈에 닿는 추위만 하랴

 

 

歎世 1 탄세 세상을 읊다

 

世事紛紛何曰了 세사분분하일료 어지러운 세상 일 언제나 끝이 날꼬

塵勞境界倍增多 진노경계배증다 번뇌의 경계는 갈수록 많아지네

迷風刮地搖山嶽 미풍괄지요산악 미혹의 바람은 땅을 긁어 산악을 흔드는데

業海漫天起浪波 업해만천기랑파 업의 바다는 하늘 가득 물결을 일으킨다

身後妄緣重結集 신후망연중결집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모이는데

目前光景暗消磨 목전광경암소마 눈앞의 광경은 가만히 사라진다

區區役盡平生圍 구구역진평생위 구구히 평생의 뜻을 다 부려 보았건만

到地依先不輓何 도지의선부만하 가는 곳마다 여전히 어찌할 수 없구나

 

 

歎世 2 탄세 세상을 읊다

 

乏眼光陰賑過去 핍안광음진과거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아가버리나니

白頭換却少年時 백두환각소년시 젊은 시절은 백발이 되었구나

積金候死愚何甚 적금후사우하심 금을 쌓아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미련한고

刻骨營生事可悲 각골영생사하비 뼈를 깍으며 을 꾸려가는 일, 진정 슬퍼라

捧土培山徒自迫 봉토배산도자박 흙을 떠다 산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분주떠는 일이요

持楞酌海諒非思 지릉작해량비사 표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참으로 그릇된 생각이다

古今多少貪客 고금다소참객 고금에 그 많은 탐욕스런 사람들

到此應無一點知 도차응무일점지 지금에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구나

 

 

歎世 4 탄세 세상을 읊다

 

死死生生生復死 사사생생생복사 죽고 나고 죽고 나며, 났다가 다시 죽나니

狂迷一槪不曾休 광미일개불증휴 한결같이 미쳐 헤메며 쉰 적이 없었네

只知線下貪香餌 지지선하탐향이 낚싯줄 밑에 맛난 미끼를 탐할 줄만 알거니

那識竿頭有曲釣 나식간두유곡조 어찌 장대 끝에 굽은 낚시 있는 걸 알리

喪盡百年重伎倆 상진백년중기량 백년을 허비하면서 재주만 소중히 여기다가

成久遠劫愆尤 성구원겁건우 오래고 먼 겁의 허물만 이뤄놓네

蒜思業火長燃處 산사업화장연처 업의 불길이 언제나 타는 곳을 돌이켜 생각하나니

寧不敎人特地愁 녕불교인특지수 어찌 사람들을 가르쳐 특히 근심하지 않게 하랴

 

 

警世 경세 사람들아 깨달아라

 

終世役役走紅塵 종세역역주홍진 평생을 홍진 속에 허덕이느랴

頭白焉知老此身 두백언지노차신 백발이 되도록 늙는 줄도 모른다네

名利禍門爲猛火 명리화문위맹화 명리는 화를 부르는 무서운 불길

古今燒盡幾千人 고금소진기천인 옛부터 얼마나 많은 이가 타죽었나

 

생각이 다 한곳에 이르면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계신가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마음을 잡아두고 간절히 잊지 말아라.

念到念窮無念處 (염도염궁무념처) 생각이 다하여 무념처에 이르게 되면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육문에서 항상 자금광이 빛났음을 알리라

 

 

普禪者求偈 보선자구게 보 선자가 게송을 청하기에

 

本自天然非造作 본자천연비조작 본래 천연 그대로라 조작이 아니거니,

何勞向外別求玄 하로향외별구현 어찌 수고로이 밖을 향해 따로 현묘한 이치를 구하랴.

但能一念心無事 단능일념심무사 다만 한 생각으로 마음에 일 없으면,

渴則煎茶困則眠 갈칙전다곤칙면 목마르면 차를 달이고 피곤하면 잠을 자리라.

 

 

무문(無聞)

 

眼耳元來自沒 안이원래자몰종 눈과 귀는 원래 자취가 없거늘,

箇中誰得悟圓通 개중수득오원통 누가 그 가운데서 원만히 깨칠 것인가.

空非相處飜身轉 공비상처번신전 텅 비어 형상 없는 곳에서 몸을 굴리면,

犬吠驢鳴盡豁通 견폐노명진활통 개 짖음과 나귀 울음이 모두 도()를 깨침이네.

 

 

산처럼 뜻을 세우다

 

覺性無迷亦無悟(각성무미역무오) 깨달음의 본성에 미()도 없고 오()도 없으니

不離當處豁然開(불리당처활연개) 당처를 놓치지 않으면 활연히 열린다

於斯更欲求玄妙(어사갱욕구현묘) 이에 다시 현묘함 찾으려 하면

劫劫無能振法雷(겁겁무능진법뢰) 무한 시간에 법의 우뢰 울리지 못하랴

 

깊은 골

 

極遠誰能到那邊(극원수능도나변)깊고 먼 이곳에 누가 이르리

片雲橫掛洞門前(편운횡괘동문전)조각구름은 한가로이 골의 입구에 걸렸네.

其中勝境無人識(기중승경무인지)이 가운데 숨은 경치 아는 이 없어

明月淸風弄碧天(명월청풍농벽천)명월과 청풍이 푸른 물 과 놀고 있네.

 

 

허공을 찢어서(自讚四)

 

打破虛空出骨타파허공출골 허공을 찢어서 뼈다귀 꺼내 들고

閃電光中作窟섬전광중작굴 번갯불 저 빛 속에 주거지를 마련하네

有人問我家風유인문아가풍 누군가가 내 가풍을 묻는다면

此外更無別物차외갱무별물 이 밖에 또다시 특별한 것은 전혀 없네.

 

모란 牡丹

 

花王競發兩三叢 화왕경발양삼총 꽃중의 왕이 두세떨기 다투어 피었노니

上出群花逈不同 상출군화형불동 뭇꽃들위에 뛰어나 완연히 다르다

豈似南泉如夢見 기사남천여몽견 그러나 어찌 저 남전의 꿈에 보였던것만이야 하랴.

未開眼處透簾紅 미개안처투렴홍 눈을 뜨기전에 붉은 빛이 뚫고 들어오네.

 

작약 꽃

 

玲瓏正體誰能比 영롱정체수능비 영롱한 그자태에 어느것을 견주리

紅白花光映萬窓 홍백화광영만창 붉고 흰 꽃빛이 창에 가득 비치었네

半合半開開口笑 반합반개개구소 반쯤 피어 입을 열고 웃는 그 모습

普天地更無雙 보천잡지갱무쌍 온하늘 온땅에 짝할이 없다네

 

 

고목에 꽃 피는 세월 밖의 봄이여

 

梧木花開劫外春오목화개겁외춘 고목에 꽃 피는 세월 밖의 봄이여

山河一片白銀團산하일편백은단 이 산하는 한 조각 흰 눈덩이네

神光久立安心處신광구립안심처 신광(神光)이 오래 서서 안심처를 구했지만

豈似今朝徹骨寒개사금조철골한 어찌 오늘 아침 뼈에 닿는 추위만 하랴

 

孤舟고주 외로운 배

 

永絶群機獨出來 영절군기독출래 모든 인연 영영 끊을 듯 홀로 나갔다가

順風駕起月明歸 순풍가기월명귀 순풍에 돛을 달고 달빛 아래 돌아오네

蘆花深處和煙泊 노화심처화연박 갈대꽃 우거진 곳, 안개 속에 배를 대니

佛祖堂堂覓不知 불조당당멱부지 부처님 할애비가 온다 한들 찾을 수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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