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공부

가을노래 한시 모음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3. 2. 17. 17:06

 

 

◐  가을 새벽. 권필(權?, 1569-1612)

 

日入投孤店(일입투고점)-저물어 외로운 여관에 드니
山深不掩扉(산심불엄비)-산 깊어 사립도 닫지를 않네.
鷄鳴問前路(계명문전로)-닭 우는 새벽에 앞길 묻는데
黃葉向人飛(황엽향인비)-누런 잎만 날 향해 날려 오누나.

 


◐  추사(秋思) 가을 생각. 장적(張籍)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리견추풍)- 낙양성 안에서 가을 바람을 맞아
欲作家書意萬重(욕작가서의만중)- 집으로 보내는 편지를 쓰고자 하니 뜻이 만겹이나 되네.
復恐悤悤說不盡(부공총총성부진)- 바쁘고 바빠서 말을 다하지 못했을까 다시 염려가 되어
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길 떠나는 사람이 출발하기에 앞서 또 다시 봉한 것을 열어보네.
     장적(張籍)(768-830)은 중당(中唐) 시인,
      이 시는 춘향전에도 인용('行人臨發又開封')된 유명한 시이다.

 


◐  옥중 시. 만해 한용운

 

一雁秋聲遠(일안추성원)-가을 기러기 한 마리 멀리서 울고
數星夜色多(수성야색다)-밤에 헤아리는 별 색도 다양해
燈深猶未宿(등심유미숙)-등불 짙어지니 잠도 오지 않는데
獄吏問歸家(옥리문귀가)-옥리는 집에 가고 싶지 않는가 묻는다.
天涯一雁叫(천애일안규)-하늘 끝 기러기 한 마리 울며 지나가니
滿獄秋聲長(만옥추성장)-감옥에도 가득히 가을 바람소리 뻗치는구나
道破蘆月外(도파노월외)-갈대가 쓰러지는 길 저 밖의 달이여
有何圓舌椎(유하원설추)-어찌하여 너는 둥근 쇠몽치 혀를 내미는 거냐.

 

 


◐  방금거사야거 (訪金居士夜居). 정도전 (鄭道傳)

 

秋雲漠漠四山空(추운막막사산공)-가을 구름은 아득히 떠가고 온 산은 고요한데
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었구나.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시내가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  한산도(閑山島). 이순신(李舜臣)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물 나라에 가을 빛이 저무니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가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근심하는 마음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밤에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새벽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  등고(登高). 두보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가을 바람이 소슬하게 불며 하늘은 맑아 한결 드높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처량하게 들리는데,
渚淸沙白鳥飛廻(저청사백조비회)- 맑은 강변 白沙洲(백사주)에는 물새들이 제 보금자리인 양 날아든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 우수수 지는 낙엽은, 져도 져도 한없이 자꾸만 떨어지는데,
不盡長江滾滾來(불진장강곤곤래)- 무진장으로 흐르는 강물은, 흘러도 흘러도 다함이 없이 있고 이어서 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객지 만리를 유랑하며 가을을 슬퍼하여 내내 나그네의 몸이 되니,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 한평생 허구헌 노심(勞心)과 병고(病苦)로 지친 몸이 친구도 없이 홀로 대에 올라
                                               답답한 가슴을 헤쳐 보려고 한다.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간난에 시달려 서리같이 센 귀밑털이 어지럽게 휘날리는 것을 몹시 슬퍼하나니,
燎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영락(零落)한 봄임을 생각하매 또 한 잔 탁주잔을 들어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려 한다.

 

 

 

◐  감추회문 (感秋回文).  이지심 (李知深)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 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 이시름 저시름 마음 상하네
亂松靑蓋倒(난송청개도)- 푸른 그늘 거꾸러져 일산 펴든듯
流水碧羅長(유수벽라장)- 물소리 조랑조랑 흘러 가노니 
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 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어리고
樓高散吹凉(루고산취량)- 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 반넘어 기우른 밝은 저달이
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 소리 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  사시 (四時) 봄 여름 가을 겨울. 도연명 (陶淵明)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 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  감로사차운(甘露寺次韻) 감로사의 운을 따라. 김부식 (金富軾)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  음주(飮酒). 도연명(陶淵明)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변두리에 오두막 짓고 사니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하나 없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묻노리, 어찌 이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며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  한아서부경(寒鴉栖復驚). 김시습

 

楓葉冷吳江(풍엽냉오강)-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 
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  산중 (山中). 이이 (李珥)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는데
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  노상(路上).  이제현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말을 타고 가면서 촉도난을 읊으니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복입진관)-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진관에 다시 드네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파란 구름 이는 저녁은 어부수 저쪽이요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단풍나무 가을은 조서산에 잇닿았네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문자(文字)는 천고 한을 보탤 따름인데
利名誰博一身閒(이명수박일신한)-명리가 그 누구의 한가함을 널렸던가
今人最憶安和路(금인최억안화로)-대지팡이 짚새기로 편안한 차림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스스로 오고감이 생각나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이제현

 

楓葉蘆花水國秋(풍엽노화수국추)-단풍잎과 갈대꽃 수국의 가을인데
一江風雨灑扁舟(일강풍우쇄편주)-강바람이 비를 몰아 작은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경회초객삼경몽)-놀라 돌아오니 고달픈 나그네의 한밤중 꿈을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이황 여영의 만고의 시름으로 나누어주네.

 


    ◐  소상야우(瀟湘夜雨). 진화 

 

江村入夜秋陰重(강촌입야추음중)-강촌에 밤이 들어 가을 그늘 무거운데
小店漁燈光欲凍(소점어등광욕동)-조그만 주막에 고깃불 얼겠다.
森森雨脚跨平湖(삼삼우각과평호)-빗발이 주룩주룩 편편 호수 걸렸는데
萬點波濤欲飛送(만점파도욕비송)-만 방울 파도는 날아갈 듯 하는구나.
竹枝蕭瑟碎明珠(죽지소슬쇄명주)-바삭바삭 댓가지 밝은 구슬 부수듯하고
荷葉翩翩走圓汞(하엽편편주환홍)-연잎사귀 푸득푸득 둥근 수은 굴린다.
孤舟徹曉掩蓬窓(고주철효엄봉창)-밤새도록 외론 배 봉창을 닫아놓아
緊風吹斷天涯夢(긴풍취단천애몽)-바람 부는 하늘가 꿈을 끊어 버린다.

 


   ◐  추강만도(秋江晩渡). 백균(伯均) 명나라 시인

 

落日歸棹緩(낙일귀도완)-지는 해에 느릿느릿 돌아가는 배
瘡江秋思加(창강추사가)-푸른 강에는 가을빛 더욱 깊어
雙鱗上荷葉(쌍린상하엽)-짝지은 물고기 연잎 위로 뛰고
一雁下蘋花(일안하빈화)-마름꽃 마름밑으로 날아드는 외기러기

 


   ◐  추석루거(秋夕樓居).  오융(吳融) 당 시인

 

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
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이슬 맞은 단풍잎 삽연한 가을
危欄倚偏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
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바

 


   ◐  추야산거(秋夜山居).  시견오(施肩吾) 당 시인

 

幽居正想飡霞客(유거정상손하객)-고요한 곳에 머물러 있으니 찬하객이 된 듯
夜久月寒珠露滴(야구월한주로적)-깊은 밤 싸늘한 달빛 구슬이슬 방울지네         
千年獨鶴兩三聲(천년독학양삼성)-천년 외로운 학이 두세 번 울면서
飛下巖前一枝栢(비하암전일지백)-바위앞 잣나무 가지에 날아 앉는다

 

 

   ◐  추야우음차고운(秋夜偶吟次古韻) .고산 윤선도 조선조 시인

 

秋夜?篁動曉風(추야소황동효풍)-가을 밤 새벽 바람에 성긴 대 흔들리고
一輪明月掛遙空(일륜명월괘요공)-둥그런 밝은 달이 아득히 하늘에 걸렸는데
幽人無限滄浪趣(유인무한창랑취)-유인은 물결같이 사는 정취 흥겨워서
只在瑤琴數曲中(지재요금수곡중)-요금을 끌어 당겨 당겨 몇 곡조 퉁겨본다

 

 

   ◐  추야우중(秋夜雨中) .최치원  신라 시인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가을바람 쓸쓸하고 애처로운데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세상에는 알아줄이 별반 없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창밖에 밤은 깊고 비는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잔불만 고요히 비추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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