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의 방

부부 한평생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4. 3. 8. 09:42

 

 

 

부부 한평생

 

누가 "인생은 流水와 같다"고 했지만

백구지과극(白驅之過隙)이라고도 했습니다.

"판자 틈으로 보니까 흰 말이 휙~ 지나가는 것과 같다"는 얘기지요.

꽃과 바위와 모든 자연은 자기가 서있는 자리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먼지투성인 길가에 핀 민들레나 가시철망 속에 코스모스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결실을 맺으려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지요.

500년의 조선 역사 중에서 가장 성군이 세종입니다.

세종은 가끔 평복을 하고 저자거리로 민정을 살피러 자주 다녔지요.

하루는 대장간 앞을 지나다가 땀을 절절 흘리면서 망치질을 하는

주인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물어 봤습니다.

<당신은 종일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 하루에 얼마나 버시오>하니까

주인이 처음엔 이상한 눈빛으로 보다가 진심임을 알고

하루 석 냥 정도를 번다고 하니

<그럼 그 석 냥을 어떻게 쓰느냐>고 물어보니

주인 말이

"한 냥은 빚 갚는데 쓰고 한 냥은 먹고 살고 나머지 한 냥은 빚을 놓습니다"

먹고 사는 건 알겠는데 빚 놓을 돈으로 빚을 갚으면 될것 같아서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더니만

"내가 부모한테서 자랐으니까 빚을 갚는 것이고 늙으면 자식한테 얻어

먹어야 하니까 빚을 놓는 것이다"라고 하더랍니다.

세종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치면서

"아~~ 백성들은 내가 열심히 일하라고 재촉하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니까 나라에서는 법을 잘 만들어 주면 되겠구나"하며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태평성세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편하게 살고 싶지만 각자가 먹고 사는 방법은

백인백색이지요

우리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다가 언젠가는 순서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봐도 사람이 개미처럼

보이는데 지구 전체로 본다면 정말로 인간은 먼지 부스러기에

불과하지요.

자연이 순리를 거역하지 않고 때가 되면 가듯이 우리의 삶 또한 자연과

같습니다. 몇 살까지 사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질 않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내용이 알차고 행복한 인생을 영위했느냐가 중요하지요.

성리학에서도 이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無 - 氣 - 形 - 生 - 死>로 이어져

간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습도와 햇볕과 온도의 영향을 받아서 형태가

만들어 져서 자기 수명대로 살다가 다시 아무것도 없는 형국으로 돌아가지요.

그러나 우리는 슬퍼 할 것은 조금도 없지요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떤 모습으로 떠나느냐가 우리들엔 앞으로 남아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지요.

본인도 편하고 자식들도 편하게 조용히 잠들듯이 간다면 서로가 얼마나

행복한 마무리가 되겠습니까만 수년이나 수십 년 동안 병석에 누워서

고생을 한다면 정말로 참담한 결과가 나오지요.

우리가 흔히 보는 동물영화를 보면 치타에게 쫒기는 가젤이

목이 물려 죽을 때는 통증이 없이 죽는답니다.

도망가면서 기진맥진했을 때 잡히기 때문에

반쯤은 죽은 목숨이라는 거지요.

인간도 이와 같아서 노년이 되면 생성되는 세포보다도 죽어가는 세포가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임종을 편하게 하지요

옛날 어른들이 자고 나니까 숨을 거뒀느니 밥그릇 들고 들어갔더니

운명했다고 하는 건 전부 천명을 다하고 편하게 떠났다는 얘기지요

나이 들면 가전제품처럼 배터리가 다 된 상태라서

나이가 많을수록 편하게 간답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고통스럽게 가는 건

에너지를 다 못쓰고 가기 때문이랍니다.

시인인 김소월이도 고통을 이기지 못해서 아편 덩어리를 먹고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얘기로 마무리를 해야 되는데~

이상한 쪽으로 흘러 갔지요?

그래도 죽음이란 삶의 영역 마지막 장에 포함된 부분이니까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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