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동관(東關)에서 유숙하다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7. 10. 25. 10:45

동관(東關)에서 유숙하다

 

 


앞 계곡에 물이 불어 수레를 또 멈추니 / 前溪水漲又停車
난간에 기대어 어쩔거나 외칠밖에 / 只得憑欄喚奈何
어린 시절부터 중국 일을 글에서만 읽었더니 / 自幼讀書中國事
이로부터 대방가의 풍속을 보겠구려 / 從玆觀俗大方家
예나 지금이나 오가는 비와 구름 여름 겨우 지났는데 / 雨今雲古纔經夏
조삼모사(朝三暮四) 이 아니랴 강물을 몇 번이나 건넜던고 / 暮四朝三幾渡河
- 원문 빠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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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D-001]이로부터 …… 보겠구려 : 《장자(莊子)》 추수(秋水)에서 강의 신인 하백(河伯)은 가을에 비가 많이 내려 황하(黃河)가 불어난 것을 보고 크게 자부심을 느꼈다가, 황하가 흘러든 북해(北海)가 아득하게 넓은 것을 보고는 자신의 식견이 좁았던 것을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바다의 신인 해야(海若)에게 “나는 길이 대방지가(大方之家)의 웃음거리가 되겠구려.”라고 말했다. 대방지가는 대도(大道)를 아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 시에서는 대국(大國)인 중국에서는 조선과 달리 비가 한번 왔다 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난다는 뜻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쓴 듯하다.
[주D-002]원문 빠짐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필사본에는 원문이 빠진 곳에 결구(缺句) 표시를 하고 그 아래에, “어떤 본에는 ‘절하느라 이마에 진흙 묻힌 꼴을 보고 웃었더니, 되려 날 보고 웃긴 왜 웃나〔我政笑君泥點額, 君還向我笑甚麽〕’로 되어 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