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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세자(文孝世子) 진향문(進香文) 의빈(儀賓)을 대신하여 지은 것이다. -드라마 이산에 나오는 성빈의 아들이다|

嘉石,何石 朴浚珉(贊九) 2017. 10. 31. 10:20

문효세자(文孝世子) 진향문(進香文) 의빈(儀賓)을 대신하여 지은 것이다.

 

하늘이 우리 동방 돌보시사 / 天眷東方
광명하고 창성하니 / 景明靈昌
성신(聖神)으로 기르시고 / 聖造神育
인덕(仁德)으로 살찌우시네 / 德膴仁肪
백성 소망 살피시어 / 乃省群顒
탄생을 늦추지 않아 / 其降不遲
한 번 구해 진괘(震卦) 되고 / 一索成震
두 번 밝아 이괘(離卦) 되었네 / 兩明作离
영조의 증손이요 / 英宗曾孫
지금 임금의 세자시니 / 今王世子
나라 점(占)이 길조여서 / 國占用吉
선조를 계승하리라 하네 / 厥曰攸似
붉디붉은 궁중 대추 / 赫赫宮棗
백년 만에 다시 열리니 / 百年再實
숙조와 부합하는 영험을 / 肅祖靈符
오늘 다시 보게 되네 / 復覩今日

탄생하던 그날 저녁 / 誕彌之夕
붉은빛이 궁에 가득 / 紅光滿宮
추성(樞星)에 번개 두른 듯 / 如樞繞電
화저(華渚)에 무지개 지듯 / 如渚流虹
이 모든 징조들이 / 凡厥庶徵
처음부터 다 후하여 / 罔不篤初
봉의 바탕에 용의 무늬 / 鳳質龍章
실로 하늘이 예비하셨네 / 實天所儲
어질고 온화함은 / 仁孝溫文
본성에서 나왔으니 / 惟性之根
임금님이 오시면은 / 天顔載臨
기뻐하며 옹알대다 / 婉愉言言
임금님이 가시면은 / 玉趾言旋
돌아보며 앙앙 우네 / 顧懷喤喤
병풍 위의 글자 분별 / 屛間辨字
걸음마도 하기 전이요 / 時未扶床
쓴 약 권해 올릴 때도 / 誘進苦劑
반드시 책을 먼저 잡으셨네 / 必先方冊
한밤중에 화재 경고하시니 / 深宵警火
하늘이 준 예지로세 / 慧智天錫
코 골던 놈 곧 깨어나 / 彼鼾方覺
연소(延燒) 아니 되었다오 / 遂不延逮
청구를 처음 열 제 / 靑邱肇闢
요 임금의 첫해와 같았으니 / 叶堯初載

조정에서 세자 책봉 받으실 제 / 受冊大庭
해 빛나고 구름 상서로워라 / 日麗雲卿
쌍상투에 칠장복(七章服) / 雙髻七章
차비 갖춰 맞을 적에 / 備事將迎
백관의 모자 우뚝우뚝 / 會弁嵬峨
일만 눈이 다투어 보며 / 萬眸爭瞻
목을 빼고 발끝 드니 / 延頸跂踵
수염이 길게 드리웠네 / 若若其髥
의젓하게 앉았으니 / 穆然端坐
늘 본 것같이 여기되 / 若常覿之
기대거나 한눈팔지 않고 / 不凭不惰
두려워하거나 의심 않으니 / 不攝不疑
저절로 생긴 위엄 / 不威而嚴
하마 그 위(位)에 나타났네 / 已見其位
어릴망정 대인(大人)이요 / 雖幼大人
군자의 덕 갖추셨네 / 維德不器
이날 여러 재상들이 / 是日群卿
뛸 듯이 기뻐하며 절하고 / 忭躍俯跪
사랑으로 안고 싶었으나 / 愛若進抱
두려워서 물러나 기다렸지 / 畏將退俟
이듬해 중구일(重九日)에 / 翌歲重九
《효경》 수업 시작하니 / 肇講孝經
우리 왕가 빛난 전통 / 我家徽躅
나이와 때 꼭 맞았네 / 年辰適丁

반교(泮橋 성균관 다리)에 둘러서서 귀 기울이면 / 環橋聳聽
글 읽는 소리 경종(磬鐘)을 울리는 듯 / 若出磬鍾
천년의 밝은 운수 / 千載熙運
거듭 만나 아름다워라 / 於休重逢

사백 년의 긴긴 세월 / 厥禩四百
쌓고 쌓인 경사에다 / 積慶累洽
하늘 보답 또렷하여 / 天有顯報
큰 덕으로 왕위를 얻으리라 / 大德必得
장구한 국가 사업 / 靈長之業
영원하길 비옵고 / 永祈千秋
우리 임금 근심 없어 / 吾王無憂
병만을 근심했네 / 惟疾是憂

복이 내려 이튿날 나았으니 / 慶臻翌瘳
하늘 이치 어긋나리요 / 謂理無舛
성한 의식 거행키로 / 縟儀將擧
좋은 날을 가렸는데 / 吉日載選
하룻밤 새 이게 웬일 / 云胡一夕
온 장안 놀라 뒤숭숭 / 滿城駭遑
남종 여종에다 / 丫靑隸皂
늙은이와 어린애들까지 / 叟白童黃
허둥지둥 헐떡이며 / 顚仆喘汗
가슴 헤치고 하늘에 호소 / 袒胸龥旻
세자를 부르짖으며 / 長號貳極
모두 대신 백번이라도 죽으려 하네 / 擧懷百身
제사도 지내 봤고 / 珪璧旣卒
의술도 소용없어 / 刀圭亦窮
팔도는 슬픔으로 뒤덮이고 / 哀普八域
삼궁은 비통에 잠겼네 / 痛纏三宮
종묘 제사 어디 의탁하며 / 宗器靡托
신과 사람은 뉘를 의지하리 / 神人疇依
중륜의 칭송 스러지고 / 重輪撒謠
전성의 빛 가리우니 / 前星掩輝
상자 속 사계삼(四䙆衫)은 겨우 한 자요 / 篋䙆纔尺
소반 위 활은 겨우 석 자로세 / 盤弧厪三
슬프다 이 온 나라에 / 嗟爾匝域
수많은 어린아이들 / 有萬女男
홍역 한창 치성하여 / 疹之方熾
마을 곳곳 불 지필 때 / 衖鬨爐烘
왕께선 자식인 양 여기시고 / 王無弗子
내 몸처럼 아파하여 / 若恫在躬
영약을 집집이 돌리고 / 靈丹戶遍
의원을 보내 다 같이 치료받게 하여 / 臣跗汝偕
귀신에게서 빼앗아 내어 / 奪之鬼牙
어미 품에 돌려주니 / 還厥母懷
이 누구의 덕이더뇨 / 繄誰之賜
검은 머리 백성들아 / 群黎百姓
너희가 하루라도 안정되면 / 集汝一日
바로 네 경사로다 / 尙作汝慶
복령(茯苓) 백출(白朮) 모아다가 / 阜厥苓朮
산처럼 쌓았건만 / 猶成陵岡
하늘 실로 못 믿겠고 / 天固難諶
사람 또한 어질지 못하네 / 人亦不臧
저 의원놈 잡아다가 / 願執彼醫
승냥이나 범에게 던져 주었으면 / 投畀豺虎
아 슬퍼한들 어쩌리요 / 何嗟及矣
이내 마음 씀바귀 맛 / 我心荼苦
어린 세자 지극한 효성 / 沖齡至性
저승에 간들 다름없으리 / 無閒幽明
- 원문 빠짐 - / □□□□

[주B-001]고반당(考槃堂) : 당명(堂名)을 《시경》 위풍(衛風) 고반(考槃)에서 따왔다. 고반은 은거한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지만, 쟁반을 악기처럼 두들기며 즐긴다는 뜻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연암은 황해도 금천(金川) 연암협(燕巖峽)에 은거할 때 서양금(西洋琴)을 쟁반 삼아 그 위에 밥사발을 놓고 꽁보리밥을 먹으면서 젓가락으로 서양금을 두들기노라고 하면서, 그런 뜻으로 정자의 이름을 ‘고반’이라 지었다고 하였다. 《弄丸堂集 卷4 與朴美仲趾源》
[주C-001]문효세자(文孝世子) : 정조의 첫아들이다. 정조 6년(1782) 의빈(宜嬪) 성씨(成氏)의 소생으로 태어나 정조 8년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정조 10년(1786) 5월 병사(病死)하였다. 효창원(孝昌園)은 그의 묘소이다.
[주C-002]의빈(儀賓) : 임금의 사위. 여기서는 금성위 박명원을 가리킨다. 당시 경희궁(慶熙宮)에 안치한 빈궁(殯宮)에 박명원이 종척(宗戚)으로서 참석하여 향을 올렸다.
[주D-001]백성 소망 살피시어 : 군옹(群顒)은 군생(群生)이 앙모(仰慕)함을 뜻한다. 《회남자(淮南子)》 숙진훈(俶眞訓)에 “이런 까닭에 성인은 음양의 기를 호흡하니 군생이 모두 앙모하여 그 덕을 우러러 유순하게 따른다.〔是故聖人呼吸陰陽之氣 而群生莫不顒顒然 仰其德以和順〕”고 하였다. 옹옹연(顒顒然)은 앙망하는 모양을 뜻한다.
[주D-002]한 번 …… 되고 : 《주역》 정전(程傳)에 의하면 진괘(震卦)는 나라를 계승하는 왕의 장남(長男)을 상징한다. 양효(陽爻)가 두 음효(陰爻)의 아래에 있어 “하늘과 땅의 교접을 한 번 구하여 진(震)이 되니, 생물의 장(長)이므로 장남이 된다.〔乾坤之交 一索而成震 生物之長也 故爲長男〕”고 하였다. 여기서는 장남이 태어났다는 뜻이다.
[주D-003]두 번 …… 되었네 : 3개의 효(爻)로 된 소성괘(小成卦) 이(離)는 밝음〔明〕을 상징하는데, 이것이 중복된 것이 대성괘(大成卦) 이(離)이다. 이괘는 왕이 선왕(先王)의 명덕(明德)을 계승하여 선정을 베풀 조짐을 상징한다. 《주역》 이괘 상사(象辭)에 이르기를, “밝음이 중복되어 이(離)를 일으키니 대인(大人)이 이로써 밝음을 계승하여 천하를 밝게 비춘다.〔明兩作離 大人以繼明 照于四方〕”고 하였다. 여기서는 왕위를 능히 세습할 만한 인물이 태어났다는 뜻이다.
[주D-004]선조를 계승하리라 하네 : 점사(占辭)의 내용을 가리킨다. 사(似)는 사속(嗣續)의 뜻으로, 선조의 유업(遺業)을 계승한다는 의미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사간(斯干)에 “선조를 계승하여 담장이 백도나 되는 집을 지었네.〔似續妣祖 築室百堵〕”라는 구절이 있다.
[주D-005]숙조(肅祖)와 …… 되네 : 숙조는 공경하는 선조란 뜻으로, 여기서는 숙종(肅宗)을 가리킨다. 정조 10년 6월 판돈녕부사 김종수(金鍾秀)가 지어 올린 문효세자지문(文孝世子誌文)에 의하면, 경희궁(慶熙宮)에 있던 큰 대추나무가 한동안 시들었다가 현종(顯宗) 2년(1661)에 갑자기 꽃을 피우더니 그해 가을에 숙종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그 후 대추나무가 다시 시들었다가 문효세자가 태어날 때에도 꽃을 피우는 이적(異蹟)을 나타냈으며, 정조는 대추가 익자 측근의 신하들에게 이를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夢梧集 卷7 文孝世子誌文》
[주D-006]추성(樞星) : 북두칠성의 첫째 별을 말한다. 황제(黃帝)는 그의 어머니가 번갯불이 추성을 에워싸는 것을 보고 감응하여 잉태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D-007]화저(華渚)에 무지개 지듯 : 황제(黃帝)의 아들 백제(白帝) 소호씨(少昊氏)는 그의 어머니가 큰 별이 무지개처럼 화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감응하여 낳았다고 한다. 《宋史 卷23 符瑞志》 그러므로 왕의 탄생을 유저(流渚)나 유홍(流虹)이라 한다.
[주D-008]실로 하늘이 예비하셨네 : 저(儲)는 예비로 저축한다는 뜻으로, 세자를 저군(儲君)이라 하고, 세자를 세우는 것을 건저(建儲)라고 한다.
[주D-009]반드시 …… 잡으셨네 : 문효세자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이미 책을 좋아할 줄 알아서 글자가 씌어진 병풍을 곁에 두게 했으며, 몸이 아파 울 적에도 장난감이 아니라 책을 가져다 손에 쥐어 주면 진정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천자문(千字文)》이 닳아지고 손때가 탔을 정도라고 한다. 《夢梧集 卷7 文孝世子誌文》
[주D-010]청구(靑邱)를 …… 같았으니 :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고조선(古朝鮮) 조에 《위서(魏書)》를 인용하여, 고조선의 개국이 “요 임금과 같은 때〔與高同時〕”라고 하였다.
[주D-011]칠장복(七章服) : 무늬가 장식된 대례(大禮) 제복(祭服), 즉 면복(冕服)을 장복(章服)이라 한다. 황제는 12종의 무늬를 장식한 12장복을 입고, 왕은 9장복을 입는다. 왕세자는 화충(華蟲)ㆍ화(火)ㆍ종이(宗彛)ㆍ조(藻)ㆍ분미(粉米)ㆍ보(黼)ㆍ불(黻)의 무늬를 장식한 7장복을 입는다.
[주D-012]군자의 덕 갖추셨네 : 《논어》 위정(爲政)에서 공자는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君子不器〕”라고 하였다. 특정한 용도를 가진 그릇처럼 특정한 기능만을 갖춘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주D-013]우리 …… 맞았네 : 문효세자는 네 살이 되던 정조 9년(1785) 중양절(重陽節) 날부터 《효경》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날은 숙종이 처음 《효경》을 배웠던 연월일(年月日)로부터 꼭 재주갑(再周甲 : 120년)이 되는 때였다고 한다. 《夢梧集 卷7 文孝世子誌文》
[주D-014]천년의 …… 아름다워라 : 기자(箕子)가 건국한 이래 천년이 지나 다시 조선(朝鮮)이 중흥했다는 뜻이다.
[주D-015]사백 년의 긴긴 세월 : 조선왕조 건국 이후 400년이 지났다는 뜻이다.
[주D-016]큰 …… 얻으리라 : 《중용장구》 제 17 장에서 공자는 순(舜) 임금의 위대한 효성을 칭찬하면서 “그러므로 큰 덕은 반드시 그 지위를 얻는다.〔故大德必得其位〕”고 하였다.
[주D-017]우리 …… 근심했네 : 《논어》 위정(爲政)에서 맹무백(孟武伯)이 효(孝)에 관해 묻자 공자는 “부모가 오직 그의 병만을 근심하게 하는 것이다.〔父母唯其疾之憂〕”라고 답하였다. 병을 앓는 일 외의 일체의 다른 일로 부모를 근심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효라고 한 것이다. 여기서는 문효세자가 다른 일로는 정조에게 근심을 끼치지 않았는데 다만 홍역을 앓아 정조가 걱정했다는 뜻이다.
[주D-018]제사도 지내 봤고 : 《시경》 대아(大雅) 운한(雲漢)에 “규벽도 다 썼는데 왜 호소를 들어 주시지 않나.〔圭璧旣卒 寧莫我聽〕”라고 하였다. 규벽(圭璧)은 ‘규벽(珪璧)’과 같으며, 제사 지낼 때 예물로 바치는 옥(玉)이다.
[주D-019]삼궁(三宮) : 왕과 대비(大妃)와 왕비를 가리킨다.
[주D-020]중륜(重輪) : 태양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광채를 가리키는 것으로 고대에는 태자(太子)를 이에 비유하였다.
[주D-021]전성(前星) : 심성(心星)의 세 별 중의 하나로서 세자(世子)를 가리킨다. 《한서(漢書)》 권27 오행지(五行志)에 “심성 가운데 큰 별은 천왕(天王)을, 앞의 별은 태자(太子)를, 뒤의 별은 서자(庶子)를 상징한다.” 하였다.
[주D-022]사계삼(四䙆衫) : 동자(童子)의 평상복을 가리킨다. 《居家雜服攷 卷3 幼服》
[주D-023]소반 …… 석 자로세 : 세자가 태어난 지 3일 뒤에 활 쏘는 사람이 뽕나무 활과 쑥대 화살로 천지와 사방에 여섯 번 쏜다. 세자가 장차 원대한 뜻을 품기를 기대하는 취지에서라고 한다. 《禮記 內則》
[주D-024]의원을 …… 하여 : ‘신부(臣跗)’의 ‘부(跗)’는 황제(黃帝) 때의 명의(名醫)인 유부(兪跗)를 가리킨다. 유부는 편작(扁鵲)과 함께 ‘유편(兪扁)’이라 불렸으며, 명의의 치료술을 유편지술(兪扁之術)이라 하였다. 당시 정조는 한성부(漢城府)에 명하여 양반과 상민을 막론하고 자력으로 약물을 준비할 수 없는 자들에게는 의사(醫司)가 의원을 지정하여 진찰하고 약물도 공급하도록 했다. 《正祖實錄 附錄 行狀》
[주D-025]원문 빠짐 : 이본에는 “장지를 정하니 율목의 언덕이라.〔去隧載卜 栗木之原〕”는 구절이 더 있다. 율목은 고양군(高陽郡) 율목동으로 현재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효창공원 자리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