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높이고 공 갚는 건 / 崇德報功
나라의 큰 예법이라 / 邦禮之經
그 공 그 덕 무엇인고 / 功德維何
사직과 백성 살리신 것 / 社稷生靈
비하자면 물과 불이 / 譬如水火
문턱까지 아슬아슬 / 危迫堂戶
아차 순간 못 구했더라면 / 斯須不救
기둥까지 미쳐 집이 무너질 뻔했네 / 延棟潰宇
엄청난 신력으로 / 有大神力
불을 잡고 물 막으니 / 撲燎湮洪
어찌 갚아 좋을는지 / 宜如何報
그런 덕과 그러한 공 / 之德之功
예전에 우리나라 / 往歲吾邦
백륙 운수 걸려들어 / 離運百六
용과 뱀을 못 죽이니 / 龍蛇未菹
고래 악어 다시 뭍에 올랐네 / 鯨鱷復陸
영남 호남 재차 함락 / 嶺湖再陷
서울 근교까지 화 미쳤네 / 震及郊圻
이에 오 년이라 긴 세월 / 于時五載
우리 군사 비바람 속에 고생했으나 / 暴露王師
뒷마무리 계책 실수하고 / 策遺善後
화친(和親) 의논 잘못되어 / 和議實謬
황제 이에 성을 내어 / 天怒斯赫
요동 바다 병력 증가 / 遼海增戍
삼십 만의 대군이라 / 雄師卅萬
징과 북 소리 천리나 이어지고 / 鉦鼓千里
육지로 바다로 내달리니 / 陸走海運
꼴과 곡식 산더밀레 / 芻粟山峙
왜놈 정벌 이제까지 / 自征倭來
이런 거동 처음이라 / 未有此擧
천자의 말씀이, 이럴 수가! / 天子曰吁
군사 뉘 독려할꼬 / 疇督我旅
늠름할사 우리 형공(邢公) / 曁曁我公
궁중의 파목이라 / 禁省頗牧
병법 알고 변방 익숙 / 知兵熟邊
온 조정이 추천하니 / 廷中推轂
너는 가서 공경히 행하라 / 汝往欽哉
내 위엄을 대신 행하라 하시며 / 朕威汝將
상방검(尙方劍)을 빌려 주시니 / 劍借尙方
추상(秋霜)보다 으시으시 / 凜若秋霜
경리라 제독이라 / 惟是經理
그 이하를 막론하고 / 提督以下
모두 네가 통제하여 / 咸汝節制
가차 없이 지휘하라 하시었네 / 無所貸假
압록강에 공이 이르러 / 公臨鴨水
선발대가 한강 넘자 / 先驅渡漢
군대 함성 우레 같고 / 軍聲震駭
벽루 모습 달라졌네 / 壁壘改觀
공이 군중 다짐할 제 / 公來誓衆
옥대에다 망포 입고 / 玉帶蟒袍
원수 장군 숨죽이며 / 元帥屛營
활집을 메고 화살통을 찼네 / 屬鞬注櫜
청산(靑山) 직산(稷山)에서 무찌르고 / 靑稷旣鏖
울산(蔚山) 도산(島山)에서 몰아치니 / 蔚島繼蹙
토끼 굴이 마구 파이고 / 窟兎橫決
상산(常山)의 뱀 움츠러드네 / 常蛇瑟縮
괴수 놈은 넋 빠지고 / 凶渠褫魄
남은 잔당 놀라 숨으니 / 餘醜駭竄
우리나라 백성들이 / 惟我邦人
도탄 속을 벗어났소 / 得出塗炭
강을 건너 다시 올 젠 / 方其再渡
상처 입고 자리에 누웠더니 / 瘡痍衽席
마침내 돌아갈 젠 / 逮厥大歸
왜병 막을 꾀 남기셨네 / 禦倭餘策
공이 처음 올 적에는 / 始公之來
천둥 번개 치는 듯이 / 迹若雷霆
요사 흉악 쓸어 내길 / 蕩沴殲妖
재빠르고 힘차더니 / 奮迅砰轟
우로(雨露) 같은 은혜 남겨 / 留作雨露
죽은 목숨 살려 주고 / 洗癍蘇枯
은택을 베푼 뒤엔 / 膏澤旣潤
없는 듯이 떠났다네 / 斂歸如無
저 천둥과 저 이슬은 / 惟彼雷露
상제님의 은덕이나 / 上帝之仁
사람으론 상제님께 / 人於上帝
은혜 삼지 못하나니 / 莫之敢恩
조선 사람 이 때문에 / 所以東人
공의 은덕 잊지 못하네 / 公之德含
은덕 잊지 못하면 어찌하리 / 含德如何
성 남쪽에 생사당(生祠堂)을 / 廟貌城南
남들은 사자(死者) 제사하나 / 人祭其死
우린 생자(生者) 제사하니 / 我祠其生
이는 실로 조선 사람들이 / 寔由東人
신명처럼 받들기 때문 / 奉若神明
사악(四嶽)의 정기 타고나신 분 / 嶽降之神
세상 떠나신 지 하마 오래 / 久已騎箕
더더구나 백 년 지나 / 矧復百年
중원 문물 쑥밭이라 / 周京黍離
온 누리를 돌아보니 / 顧瞻四海
한쪽 우리 땅만 조촐하이 / 片土乾淨
공의 영령 예 계시니 / 公靈在此
누구보다 큰 업적 남기셨네 / 孔烈無競
해마다 칠월이면 / 年年七月
옥로(玉輅)가 동순(東巡)하니 / 玉輅東巡
명 나라 그리는 맘 / 風泉之思
이 사당을 중수(重修)하고 / 廟宇重新
지조 있는 선비들 잔 올리며 / 介士奉斝
징과 북을 울리노니 / 鐃鼓轟鳴
공을 죽지 않도록 하는 건 / 俾公不死
우리나라 사람들 정성일레 / 我人之誠
[주C-001]형 상서(邢尙書) 치제문(致祭文) : 원문에는 ‘邢’ 자가 ‘邪’ 자로 잘못 되어 있다. 형개(邢玠)는 정유재란 때 병부상서 겸 우부도어사 총독계요보정군무(兵部尙書兼右副都御史總督薊遼保定軍務)로서 명 나라 원병 3만 명을 이끌고 참전하였다. 형개에 대한 제문 역시 1796년경 좌승지 이서구의 부탁으로 지은 것이다.
[주D-001]백륙(百六) 운수 : 액운(厄運)을 말한다. 백륙은 음양가(陰陽家)에서 말하는 양구(陽九)의 액이다. 구(九)는 양(陽)의 극수(極數)로, 양만 있고 음이 없으므로 만물이 교섭을 할 수 없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고 한다. 4617세(歲)를 1원(元)으로 하고, 처음 원에 든 106세 중에 양구(陽九) 즉 9번의 재해가 있다고 하며, 재해가 가장 많으므로 액회(厄會)라 한다.
[주D-002]용과 …… 올랐네 : 용과 뱀, 고래와 악어는 모두 포악한 존재, 곧 왜적을 가리킨다. 또한 용과 뱀은 각각 진(辰)년과 사(巳)년을 상징하며, 이러한 용사년(龍蛇年)은 흉년으로 간주되었다. 여기서는 처음 왜란이 난 임진년과 그 이듬해 계사년을 가리킨다. 임진왜란 때 왜적을 섬멸하지 못해 정유재란이 났다는 뜻이다.
[주D-003]파목(頗牧) : 전국(戰國) 시대 조(趙) 나라의 명장인 염파(廉頗)와 이목(李牧)을 가리키는 말로서, 궁중의 시종관(侍從官) 가운데 문무(文武)를 겸비한 신하를 ‘금중파목(禁中頗牧)’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당시에 병부시랑(兵部侍郞)으로 있던 형개를 빗대어 말한 것이다.
[주D-004]너는 …… 행하라 : ‘가서 공경히 행하라〔往欽哉〕’는 《서경(書經)》 요전(堯典)에서 요 임금이 곤(鯀)에게 황하로 가서 치수(治水)에 힘쓸 것을 명하면서 한 말이다.
[주D-005]상방검(尙方劍) : 상방(尙方)은 천자가 사용하는 기물(器物)을 제작하는 관서로서 천자가 대신(大臣)에게 권한을 위임할 때 그 징표로 내려주는 칼을 상방검이라 한다.
[주D-006]경리(經理)라 제독(提督)이라 : 경리 양호(楊鎬)와 제독 마귀(麻貴)를 가리킨다.
[주D-007]토끼 굴 :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만들어 놓는다.〔狡兎三窟〕’는 고사에서 나온 것으로, 왜적들이 만들어 놓은 여러 개의 은신처를 말한다.
[주D-008]상산(常山)의 뱀 : 머리와 꼬리가 서로 도와 적을 공격한다는 전설상의 뱀이다. 여기에서는 군진(軍陣)의 수미(首尾)가 서로 도와 가며 적에게 공격을 가하는 진법(陣法)을 말한다.
[주D-009]사악(四嶽)의 …… 오래 : 《시경》 대아(大雅) 숭고(崧高)에 “사악이 정기를 내려 보후(甫侯)와 신백(申伯)을 낳으셨도다.〔維嶽降神 生甫及申〕”라고 하였다.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부열(傅說)이 죽어서 기미(箕尾)를 타고 올라가 별이 되었다고 하였다. 기수(箕宿)와 미수(尾宿) 사이에 부열성(傅說星)이 있다.
[주D-010]누구보다 …… 남기셨네 : 《시경》 주송(周頌) 집경(執競)에 “강력하신 무왕이여, 누구도 다툴 수 없는 업적이셨다.〔執競武王 無競維烈〕”라고 하였다.
[주D-011]옥로(玉輅) : 천자가 타는 수레를 가리킨다.
[주D-012]명 나라 그리는 맘 : ‘풍천지사(風泉之思)’는 주(周) 나라 왕실이 쇠미해짐을 탄식한 《시경》 회풍(檜風)의 비풍(匪風)과 조풍(曹風)의 하천(下泉) 시를 슬픈 마음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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