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재(遠心齋)에게 보냄 원심재(遠心齋)에게 보냄 혜풍(惠風 유득공(柳得恭))의 집에 《속백호통(續白虎通)》이 있는데 한(漢) 나라 반표(班彪)가 짓고 진(晉) 나라 최표(崔豹)가 주석을 내고 명(明) 나라 당인(唐寅)이 평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는 기서(奇書)라 여기고 소매 속에 넣고 돌아와 등잔 밑에서 자세..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두 번째 편지 두 번째 편지 안회(顔回)처럼 누항(陋巷)에 살면서, 그가 즐거워한 바가 무슨 일인지를 탐구하고 있소이다. 원헌(原憲)은 봉려(蓬廬)에 살면서,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가난할 뿐이다.”라고 말했지요.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도토리를 아침에는 세 개씩 주고 저녁에는 네 개씩 주니, 도..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경보(敬甫)에게 보냄 경보(敬甫)에게 보냄 공교롭고도 묘하구려, 이처럼 한데 만나게 된 인연이여! 도대체 누가 이런 계기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대는 나보다 앞서 나지도 않았고 나는 그대보다 뒤에 나지도 않아 둘 다 한 세상에 태어났으며, 그대는 이면(剺面)하지도 않았고 나는 조제(雕題)하지도 않아 ..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중존(仲存)에게 보냄 중존(仲存)에게 보냄 매탕(梅宕)은 반드시 미친병이 발작하고 말 것이니, 그대는 아는지요? 그가 장연(長淵)에 있을 때 일찍이 금사산(金沙山)에 올라 큰 바다가 하늘에 닿을 듯이 파도치는 것을 보고서 스스로 자기 몸이 좁쌀만 한 것을 깨닫자, 갑자기 수심이 생겨서 마침내 탄식하며 말..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군수(君受)에게 답함 군수(君受)에게 답함 보내 준 글은 비하자면 몰골도(沒骨圖)와 같소. 착색에 옅고 짙은 것이 있은 연후에야 눈썹과 눈을 분간할 수 있는 거지요. 寄示文。譬如沒骨圖。著色有淺深。然後可辨眉眼。 [주D-001]몰골도(沒骨圖) : 묵필(墨筆)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곧바로 채색한 그림을 말한..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두 번째 편지 두 번째 편지 시골 사람이 서울 맵시를 내 봤자 결국 촌놈이오. 비하자면 술 취한 사람이 아무리 정색을 해 봤자 하는 짓이 취한 짓뿐인 것과 같으니, 이걸 꼭 알아야 하지요. 鄕人京態。摠是鄕闇。譬如醉客正色。無非醉事。不可不知。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아무개에게 보냄 아무개에게 보냄 다른 사람에게 처음 손이 되어 가면, 모름지기 낯설거나 껄끄러운 고태(故態)를 가져야 하고, 친숙하거나 다정한 듯한 태도는 짓지 말아야 하오. “손을 씻고 국을 끓여 먼저 시누이를 불러 맛보게 한다.” 했는데, 이 시를 지은 이는 아마 예(禮)를 아는 사람일 거요. 태..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어떤 이에게 보냄 어떤 이에게 보냄 나는 집이 가난하고 꾀가 모자라니, 생계를 꾸리는데방공(龐公)을 배우고 싶지만 소계(蘇季)와 같은 한탄만 있을 뿐이지요. 허물 벗음은 이슬 마시는 매미보다 더디고 지조는 흙을 먹는 지렁이에 부끄러울 뿐이외다. 옛날에 매화 삼백예순다섯 그루를 심어 날마다 한 그..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네 번째 편지 네 번째 편지 《시경》과 《서경》에는 매화를 말하면서 열매만 말하고 꽃은 말하지 않았는데, 우리들은 지금 매화시(梅花詩)를 지으면서 향기를 평하고 빛깔을 견주어 꽃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면서 그래도 부족하여, 또 따라서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곤 하니, 겉치레에다 또 겉치레를 ..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
세 번째 편지 세 번째 편지 옛날에 이 학사(李學士) 어른을 모시고 계당(溪堂)으로 매화 구경을 갔는데, 그 어른이 위연(喟然)히 탄식하며 말하기를, “곽유도(郭有道)는 도도하면서도 속세를 끊지 않았고 부흠지(傅欽之)는 맑으면서도 화려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뜻밖에도 홀로 빼어난 향기로운 꽃.. 나의할아버지 연암박지원 및 환재공 2017.10.25